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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감백신 접종 계속”… 시민 불안은 여전

입력 : 2020-10-24 09:00:00 수정 : 2020-10-24 01: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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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사망 신고 36명째
질병관리청, 사망 사례 26건 분석
“백신·사망 원인 직접 연관성 못 찾아”
당국 “일부 지자체 접종 보류 안 돼”
백색입자 백신 안전성 시험 결과
식약처 이르면 다음주에 공개할 듯
독감예방접종으로 붐볐던 서울 강서구 한 병원이 23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가 이어지면서 30명을 넘어섰다. 제조번호(로트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까지 나오면서 시민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과 사망 직접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접종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독감 접종 후 사망 신고 7일 만에 36건

23일 질병청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집계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 사례는 36명(중증 신고 후 사망 2명 포함)이다. 전날 오후 4시 이후 10명이 더 늘어났다. 60대 이상이 30명이다.

전남 여수에서는 이날 오전 9시쯤 70대 여성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백신을 접종했으며, 신경 골반 계통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에서도 오전 1시50분쯤 80대 여성 B씨가 자택에서 호흡하지 못하고 누워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그는 4일 전 지병 치료를 위해 대구의 한 병원을 방문했다가 독감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양천구 73세 남성(지난 19일 접종, 20일 사망), 전남 영암 50대 여성(지난 14일 접종, 19일 사망) 등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고 뒤늦게 신고한 사례도 많다.

23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질병청은 이날 예방접종피해조사반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예방 접종 중단 여부를 논의한 결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질병청은 전날 4시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 26명(중증 후 사망 1건 포함)은 백신 접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20명의 중간 부검 결과 13명은 사인이 심혈관 질환(8건), 뇌혈관 질환(2건) 등으로 확인됐다. 7명은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부검하지 않은 6명 중 4명은 질병사와 질식사로 결론 내렸다.

사망자 중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은 사례가 4건, 8명이 확인됐지만 역시 백신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질병청은 “동일 제조번호에서 예방접종과 직접적인 인과성을 배제할 수 없는 2건 이상의 중증 이상반응 사례가 발생할 경우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전날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질병청은 24일 예방접종전문위 회의를 추가로 열고 향후 접종 계획에 대해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 중 941만2806명, 자발적으로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한 유료접종 486만명 등 약 1427만명이 접종을 마쳤다. 접종 후 이상반응은 789건이 신고됐다. 대부분 경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색 입자가 발견된 독감 백신의 안전성 시험 결과를 이르면 다음 주에 공개한다.

23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접종 중단 vs 계속해야… 시민 혼란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접종 유보 계획을 밝혔다. 경북 포항시는 유·무료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오는 29일까지 일주일간 보류하기로 했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도 관내 의료기관에 예방접종 보류를 권고했다. 질병청은 “지자체에 전체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접종 유보 여부를 결정하지 않도록 안내했다”고 전했다.

 

의료단체 간 입장도 엇갈렸다. 대한의사협회는 사인 규명이 먼저라면서 산하단체와 의료기관, 전체 회원들에게 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 제주도 내 민간 위탁 의료기관은 이에 동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반면 한국백신학회는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이 우려돼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면역저하자의 독감 백신 접종은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각 병원에는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가백신사업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나타나는 백신 반대 운동으로 이어져 공중보건학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면밀하게 조사해 시민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김유나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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