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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검찰 덮어” 사퇴 하루 만에 새 남부지검장 임명

입력 : 2020-10-23 16:02:48 수정 : 2020-10-23 18: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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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전광석화’ 같은 인사 단행
야당 제기하는 ‘특검 도입론’ 차단 목적
이정수 신임 서울남부지검장. 사진은 일선 부장검사 시절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뉴스1

 

법무부가 갑작스럽게 공석이 된 서울남부지검장 자리에 이정수(51) 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급)을 기용하기로 했다.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이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탄식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지 꼭 하루 만이다. 남부지검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라임(라임자산운용) 비리 수사를 맡고 있는 검찰청이다.

 

추 장관은 23일 이 지검장 임명을 발표하며 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에 “신임 검사장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법무부와 대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 신속하고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은 앞으로 라임 비리 사건의 남은 수사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검사 비위 의혹, 야권 정치인 로비 의혹 수사를 총지휘하게 됐다.

 

박순철 전 지검장이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탄식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것이 바로 전날(22일)이다. 추 장관은 지검장 공백이 발생한지 불과 하루 만에 ‘전광석화’처럼 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라임 비리의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 “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그렇게 검찰, 그리고 윤석열 총장을 못 믿겠거든 아예 특별검사를 실시하라”는 주장이 니오는 것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특검 도입론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이른바 ‘라임 정국’에서 정부와 여당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빨리 남부지검을 ‘정상화’시켜 수사에 임하도록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담긴 인사라는 뜻이다.

 

이 신임 남부지검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26기) 수료 후 2000년 서울지검 동부지청(현 서울동부지검) 검사로 검찰 조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2부장, 법무부 형사사법 공통시스템 운영단장,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등을 역임했는데 검찰 안팎에서 “검사로는 드물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 초기인 2017∼2018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정원장 법률자문관 겸 국정원 적폐청산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부장검사로도 활동했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청사 전경. 라임 수사팀이 이곳에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날 사의를 밝힌 박순철 전 지검장이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고 탄식한 것에 대한 추 장관의 뚜렷한 반응은 없었다. 다만 이날 추 장관이 새 지검장 인선을 발표하며 남부지검에 “법무부와 대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 진실을 규명하라”고 지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어찌 보면 원론적인 언급일 수 있으나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 외에 굳이 ‘법무부로부터의 독립’을 추가, 정치인 출신 법무장관이 검찰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검찰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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