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종자 파종·농약 살포·농작물 관측… 농업의 미래 ‘성큼’ [농어촌이 미래다 - 그린 라이프]

관련이슈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입력 : 2020-10-16 03:00:00 수정 : 2020-10-15 19:27:09

인쇄 메일 url 공유 - +

韓 농업경쟁력 높이는 ‘드론 농업’
농진청, 드론 이용 직파한 벼 수확 작업
품종 선정·매뉴얼 제작… 벼 재배 처음
노동력·시간·비용 줄이고 생산성 유지
“농촌 고령화·일손 부족 문제 해결 가능”
농촌진흥청은 지난 14일 충남 공주 탄천면에서 특별한 벼 수확 작업을 했다. 이날 수확한 벼는 지난 5월 드론을 이용해 직파한 벼다. 드론 직파에 적합한 품종을 선정하고 시기와 파종 방법, 방제 방법 등 매뉴얼을 제작해 벼를 재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분석 중이라 정확한 결과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앙기로 농사지은 곳과 비교해 생산성과 품질이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드론을 활용한 농업 기술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농작물을 심고, 기르고, 수확하는 전 공정을 드론과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미래도 곧 열릴 수 있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농업계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드론 농업은 국내 농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세계 농업시장을 선도할 효자산업이 될 전망이다.

 

◆노동력·비용 줄이고 생산성 높이는 ‘드론’농업

한국 농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고령화와 일손 부족이다. 농업현장의 노동부담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농업계는 ‘드론’에 주목하고 있다. 드론은 농업인의 일손을 덜어주고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 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성공한 드론 벼 직파 재배의 경우 기계이앙 대비 생산비를 1ha당 120만원가량 절감했으며 작업시간은 6분의 1로 줄었다. 그러면서도 생산성은 유지했다.

드론을 이용해 방제하면 농업인이 농약에 직접 닿을 일이 적어 안전한 작업이 가능하다. 농업용 드론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곳도 방제 분야다.

‘확장성’은 드론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어떤 장치를 부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살포장치를 부착하면 종자를 파종하거나 농약이나 방제약물을 살포할 수 있고, 고해상도 카메라나 센서를 탑재하면 농업관측에 활용할 수 있다. 드론은 기존 무인헬기나 농작업기에 비해 조작이 상대적으로 쉽다. 크기가 작아 이동이 편리해 농지 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 농업 환경에 적합하다.

 

하지만 이런 이점에도 활용 및 보급은 미흡한 상황이다. 현재 전국에 1만5000여대의 농업용 드론이 활용되고 있는데 92.7%가 방제에 쓰이고 있다. 그 외 농업분야에서의 드론 활용 기술은 연구실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현장의 드론 활용이 저조한 이유로는 첫째로 배터리 용량 부족에 따른 비행시간 제한이 꼽힌다. 현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살포기, 파종기 등을 부착한 드론이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15분이다. 드론 구매 비용도 부담이다. 농업용 드론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이르는 데다 고장 시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농가에서 자체 도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드론 방제 시 농약이 날아가 인접 포장 및 타작물에 피해를 주는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또 조작 미숙으로 다치거나 정밀한 작업을 하지 못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드론 활용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민원 및 문제점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제도 개선, 기술·매뉴얼 개발, 교육 등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애로해결·신기술 개발로 현장 보급 높인다

농진청은 농업 전 분야에 걸쳐 드론을 활용하도록 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장애요인 개선 △활용 영역 확대 △융복합연구 추진 세 가지 방향을 설정하고 향후 5년간 진행할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드론 배터리를 농기계 임대사업 기종에 포함시키고 필요 시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배터리 비용 부담, 충전시간, 용량 부족 등 드론 관련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계획이다.

농업용 드론 전문가 육성을 위해 농작업에 특화된 드론 교육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각 지역 특성에 적합한 드론 활용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단위 조직경영체와 청년농업인 중심의 드론사업단을 구성해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그동안 연구개발된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인다.

드론 방제 시 농약 비산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 분무시스템 기술을 업체에 이전해 현장 보급에 나선다. 올해 전국 10개소에서 시범재배 추진 중인 드론 이용 벼 직파재배 기술은 내년 100개소까지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그밖에 드론 활용 분야를 밭작물까지 확대, 드론 영상 관측과 방제 기술을 접목한 야생동물 및 해충 퇴치 기술 개발, 과수 인공수분 기술 결실률 향상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드론을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고, 폭염·홍수 등 재난 모니터링, 알림 등 농업인 보건에 활용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향후 드론 농업연구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드론 연구개발(R&D)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농진청은 2022년부터 5년간 4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현재 사업제안과 예산확보 등을 추진 중이다.

허태웅 농진청장은 “드론이 가진 장애요인들을 개선하고, 농업분야 교육훈련을 강화하며, 다양한 농작업 활용기술들을 개발·보급해 새로운 농업생산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