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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순응하는 식물에서 ‘팬데믹 이기는 지혜’ 배운다

입력 : 2020-09-26 03:00:00 수정 : 2020-09-25 19: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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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 / 넥센미디어 / 1만6000원

식물에서 길을 찾다 / 최문형 / 넥센미디어 / 1만6000원

 

초유의 역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창궐해 ‘코로나 블루(우울)’가 만연한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전작 ‘식물처럼 살기’로 독자들과 만났던 저자(아래 사진)가 이번엔 언택트 시대 인생길 찾기에 관한 ‘식물에서 길을 찾다’를 펴냈다.

철학·문학박사인 저자는 어느 날 도심의 가로수와 보도블록 틈새의 풀들과 대화하며 인생의 문제를 고민했다. 식물과의 대화에 익숙해지며 인생의 많은 고민이 해소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식물적 삶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고 고민하기를 꾸준히 반복해 왔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동식물보다 영리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이 갖지 못한 문화와 문명을 자랑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사람들은 잿빛 바이러스 아래에서 힘들어하지만 식물들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생명을 성장시키고 있다. 오히려 아름다운 꽃과 싱싱한 잎으로 인간을 위로해 주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지난봄부터 그나마 생기를 느낀 것은 순전히 식물의 도움이었다고 고백한다. 2020년 겨울을 관통했던 우울함을 단번에 가시게 한 것은 봄에 피어난 작고 고운 꽃들이었다는 것이다.

생명과 인생에 관하여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답안은 무얼까. 자신들처럼 변신하고 적응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라는 말이라 한다. 사람은 마음대로 활동하기 어려운 코로나 시대, 이동하지 못하고 한 곳에서 평생 살아남아야 하는 식물들의 생태를 알면 우리도 언제 어디서나 적응하고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식물 맹그로브는 물과 뭍 모두에서 잘산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호흡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든 호흡뿌리를 올려서 살아 나간다. 바다 한복판에 만들어진 맹그로브 섬도 있다. 원래 물가에 살던 맹그로브가 물속에서도 적응하며 살아가듯, 코로나 시대 우리도 현실공간(오프라인 기반)에서 가상공간(온라인 기반)으로 옮겨가며 적응한다.

식물의 삶을 관찰하면 사람이 인생의 아픔과 고독을 어떻게 다룰지 알 수 있다. 도시에 사는 저자는 특히 도시 나무와 친하다. 도시 나무는 봄마다 가지가 잘리는 불쌍한 나무다. 셀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지닌 채 아무 저항 못하고 길들여져 산다.

우리네 삶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인고의 날들을 견디는 도시 나무처럼 사람들도 아픔을 동반자 삼아 산다. 아픔과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생명은 없다. 하지만 나무처럼 ‘그러려니’ 넘기면 ‘그렇게’ 살 수 있다. 아니 살아낸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무언의 세월’을 담담하고 무심하게 산다.

각각의 내용과 어울리는 30여장에 달하는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이 실려 있다. 저자는 코로나로 갇힌 이 가을, 마스크를 쓰고 식물들이 무성한 가까운 공원으로 한번 나서볼 것을 제안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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