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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女셜록… 증거를 쫓는다 [포토뉴스]

입력 : 2020-09-19 08:00:00 수정 : 2020-09-18 03: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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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탐정시대… 동분서주하는 여탐정 24시
탐정 사무소를 연 김봉주씨가 소설과 영화 속에 나오는 탐정처럼 바바리코트에 모자를 눌러쓰고 돋보기를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셜록 홈즈’, ‘콜롬보’, ‘코난’처럼 영화나 소설 속에서 보던 탐정이 우리나라에도 등장했다. 그동안 ‘탐정’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신용정보법이 개정되어 지난달 5일 시행되면서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4개국 중 유일하게 허용되지 않던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인 탐정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봉주(39)씨는 부산에서 레드캣탐정사무소라는 간판을 열고 탐정업무에 뛰어들었다. 탐정 간판을 내걸어서인지 일거리가 제법 늘었다고 한다.

김 대표 활동 반경은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의뢰가 들어오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으로 달려간다.

“최근 인천의 중소기업에서 의뢰한 사건을 맡고 있어요. 기업 매출이 갑자기 줄었는데 경쟁회사에서 비슷한 물건이 나오니 의심이 든 거죠. 스파이가 기술도면을 판 것은 아닌지 의뢰해와 조사하는 중이에요.”

사건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이 회사 기술연구소 연구소장과 직원이 기술도면을 넘긴 증거를 잡은 것이다. 그는 “기업스파이 같은 경우 상대방이 워낙 조심하기 때문에 증거를 잡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보통 짧게는 한 달, 길게 2~3개월은 소요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가 한 공원에서 딸을 애타게 찾는 의뢰인과 상담을 하고 있다.
김씨가 한 공사장 컨테이너 뒤에서 망원렌즈로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김씨의 탐정사무소에 들어오는 의뢰 10건 중 예닐곱 건은 사람을 찾아 달라는 것이다. 집 나간 딸, 달아난 외국인 노동자를 찾는 요청에서 외국으로 입양 간 형제를 찾아 달라는 애절한 부탁까지 다양하다. 경찰은 주로 강력범죄와 연계되지 않으면 적극 나서기가 어렵다 보니 탐정사무소에 의뢰를 한다고 그는 귀띔했다.

간판만 내걸지 못했을 뿐 김씨가 사실상의 탐정업무를 시작한 건 3년 전이다. PIA(민간조사사), PSG(특수경호사) 자격증을 따고 처음 이쪽 일을 시작했다. 현장 업무가 많다 보니 대체로 남성들이 주도하는 시장이었다. 주변에서는 며칠씩 잠복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느냐며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다.

차량 안에서 스마트폰을 켜놓고 잠복근무를 하는 모습.
탐정에게 맡기는 일은 각양각색이다. 김씨가 장치를 활용해 화장실에 불법 촬영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의뢰인은 의뢰인대로 여성 탐정을 미더워하지 못하는 게 보였다.

시간이 지난 만큼 노하우가 쌓이면서 그는 탐정 업계에서 나름대로 손꼽히는 탐정으로 성장했다. 만능이 되기 위해 노력한 덕이다. 도감청탐색사 자격증을 따고 불법도감청탐지업, 불법촬영영상탐지 업무도 병행했다. 얼마 전부터 부산경찰청과 협업해 학교나 공중화장실, 숙박업소 등 불법촬영 집중 단속에도 나서고 있다.

불법촬영영상탐지 장치를 착용하고 있다.
이동경로를 파악하려고 차량 아래에 몰래 부착한 위치추적장치를 찾아내 제거하는 것도 탐정들이 하는 일 중 하나다.

탐정업계는 실질적인 탐정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은 누구라도 신고만 하면 탐정사무소를 운영할 수 있다. 흥신소나 심부름센터가 이름을 바꿔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칫 탐정 간판을 내걸고 불법행위를 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탐정업계는 전과자나 정신이상자의 진입을 막고 건강한 자격을 선별하는 면허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률 위반행위 단속이나 인허가제 도입, 의뢰인 비밀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탐정법 마련이 절실하다고 뜻있는 탐정들을 말한다.

 

사진·글=이재문 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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