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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희·최은희·복혜숙… 근대 여성 12인의 고뇌 담아

입력 : 2020-08-17 03:00:00 수정 : 2020-08-16 20: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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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책과함께/2만원

근대 여성 12인, 나를 말하다/김경일/책과함께/2만원

 

근대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 초반에 태어나 1920~3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고 해방 이후까지 한국 근대 여성사의 한 획을 그은 무용가 최승희, 언론인·여성운동가 최은희, 연극인 복혜숙 등 여성 12인의 자서전, 전기, 일기, 편지, 인터뷰 등의 기록을 담고 있다.

이들은 교육과 종교, 언론, 독립운동, 여성운동, 사회사업과 예술활동 등 다방면에 걸쳐 사회적 성취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다수 동시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가부장제나 현모양처와 같은 근대적 억압하에서 딸이자 아내, 어머니라는 여성으로서의 삶에 순응 또는 저항함으로써 격동의 근대 한국사회를 헤쳐 나왔다.

책은 여성들의 삶을 개별적으로 기술하기보다는 이들이 남긴 기록을 종합해 주제별로 분석했다. 1891년에서 1919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성장하고 활동하는 시대 배경과 이들이 겪었던 젠더 문제와 여성의식을 다룬다. 또 이들이 지닌 민족의식의 다양한 차이와 편차를 고려해 자아정체성의 유형을 신념형, 생활형, 일상형, 경계형 혹은 세계인 등 4개로 나눠 분석한다.

이와 함께 연애와 결혼, 가족과 모성에 관한 고찰에서는 이들이 직업과 사회활동 등 가족 바깥의 영역에서 근대 여성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이념으로서는 자유주의를 지향하면서도 막상 가족 안에서는 자신의 개성이나 자아의 실현보다는 가족의 전통과 가치를 지향하면서 그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고 설명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나라와 민족, 사회 대 가정과 개인 사이에서 결코 화해할 수 없었던 이들의 마음의 기저에는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짙은 회의와 궁극의 절망, 그리고 때때로 깊숙이 빠져들곤 했던 자기 연민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책은 여성에게 근대란 어떤 시대였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의 사회적 성취 이면에 가려진 여성으로 사는 삶과 의식을 돌아보고 있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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