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이 IPO(기업공개) 이후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하고, 2차전지 장비 제조기업 에이프로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1582대 1로 마감되면서 투자자들의 대박 공모주 찾기가 뜨겁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대작의 흥행이 필요한 카카오게임즈와 다양한 IP(지식재산권)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하는 개발사 크래프톤이 ‘엘리온’의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신작 ‘엘리온’은 하반기 게임 시장 출시를 위한 막바지 행보에 돌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과정에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대규모 시스템 개편을 단행하면서 당초 ‘에어(A:IR)’로 알려졌던 게임명도 엘리온으로 변경하며 환골탈태를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용자 피드백을 진행하면서 주 콘텐츠인 공중전투를 대거 수정해 게임명도 엘리온으로 교체하게 됐다”며 “엘리온의 후반작업에 유저들의 기대사항 등을 충분히 녹였다”고 설명했다.
엘리온은 IPO 이슈를 공유 중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에게 ‘성공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엘리온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 실적부진 등 이유로 상장계획을 접었던 카카오게임즈는 지금까지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유명 개발사 지분을 사들이는 등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시장 등록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에 단계에 들어선 카카오게임즈는 시장에서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엘리온의 개발사인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로 현재 매출·영업이익이 고공행진하면서 카카오게임즈를 뛰어넘는 IPO 대어로 평가받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엘리온의 성공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후 로그라이크 RPG ‘미스트오버’를 비롯해 테라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테라 히어로’ 등 다양한 신규 게임을 출시했지만 배그 모바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크래프톤은 우선 엘리온의 개발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IPO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IPO를 고려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IPO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엘리온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할 경우 10조원의 기업가치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드오션이 된 모바일 시장과 달리 PC온라인은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