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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재계 "삼성 '사법 리스크' 아직 남았다"

입력 : 2020-06-09 08:00:00 수정 : 2020-06-09 0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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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영장 재청구하거나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가능성 있어 / 이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으로도 재판받고 있는 상황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행위 관여 혐의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9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밝혔다. 이 부회장 측은 기본적 사실관계 외에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법원의 취지임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2시께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 3명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된 직후 "본 사안의 중대성,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고 입장을 냈다.

 

검찰은 "다만,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도 입장을 내고 "기본적 사실관계 외에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구속 필요성도 없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이틀 전인 지난 2일 검찰 외부 전문가들에게 기소 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 싶다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오는 11일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할 '부의심의위원회'를 연다. 부의심의위에서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하면,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檢 "사안의 중대성,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법원 기각 결정 아쉽게 느껴진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이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다.

 

절박감 속에 법원 결정을 기다렸던 삼성은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위기를 피할 수 있게 돼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삼성 측 관계자는 "검찰이 그 다음에 어떻게 할지 모른다"면서도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상황은 아니라 일단은 안심된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힘에 따라 삼성 측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으로서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집중해서 기소를 면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며 "총수 부재라는 리스크도 줄일 수 있고. 일단은 안도를 하면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검찰은 애초 영장 청구가 무리수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미 1년 6개월 이상 수사를 진행하며 50여 차례의 압수수색과 110여명에 대한 430여 회의 소환 조사를 하는 등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증거 인멸 우려를 들어 지금에 와서 갑자기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왔다.

 

◆일단 안도하는 삼성…수사당국 영장청구 무리였단 지적도 나와

 

이 부회장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옴에 따라 삼성이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한 가운데, 재계에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삼성을 둘러싼 사법 판단이 끝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를 나타냈다.

 

이 부회장이 구속을 피함에 따라 재계에서는 안도의 반응이 나왔다. 삼성이 전문경영인과 시스템으로 경영되긴 하지만 투자나 향후 성장 방향에 대한 결정은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 우리 정부와 일본과의 외교 갈등 재점화 가능성 등 국내외 적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와중에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 준비해오던 사업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재계는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아직 남았다고 평가한다.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거나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경영에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가 삼성의 리더십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됐다"면서 "법원의 신중한 판단으로 최악은 면했지만, 향후 남은 사법절차로 경영공백, 경영활동 위축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총수가 사법 절차로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는 모습이 기업의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당연히 최고 경영자가 구치소를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모습을 보이면 외신을 통해 보도가 되고 그러면 삼성이 믿어도 되는 회사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라며 "구속은 도주의 우려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 하는 건데 (이 부회장이)그런 우려가 있나"라고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반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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