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같은 작은 회사들은 죽으라는 이야기죠.”
4일 서울 구로에서 E스포츠 대회와 게임 관련 전시회를 대행하는 T사의 강모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회사가 멈춘 상태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모객을 필수로 하는 전시업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사실상 존폐의 위기에 섰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제조업체의 경우 언택트(비대면) 유통으로 어느 정도 수익감소를 해결할 수 있지만 전시나 행사의 경우에는 일감이 아예 없어졌다”고 한숨 쉬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외 전시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 이후 전시회 대부분이 취소·연기되면서 직접 피해를 받았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정부 추산 대규모 국내 전시회는 현재까지 50건이 취소, 112건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위약금, 경영자금 애로 등 피해가 누적된 상황이다. 여기에 추산되지 않은 행사업체들과 T사와 같은 중소형 규모의 전시 및 행사 대행 업체들의 피해를 더할 경우 그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발표회와 각종 팬아트 등 전시회를 진행해온 게임업계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넥슨과 넷마블,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사들은 신작 발표회를 미루고 있고,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는 현재 개최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전시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누적, 자금조달, 고용 등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에 경영악화를 견디기 위한 세제 감면과 융자 확대 등 유동성 지원을 건의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나승식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전시산업 업계 대표, 학계 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열고 지방세 한시 감면과 참가기업 유치지원, 융자 확대 등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나 실장은 “피해지원을 보강하고 전시회 정상화를 위한 방역체계, 기업유치 등 지원방안을 마련해 10일 총리 주재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