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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혁신 가로막던 계파색 옅어져… 초선·청년정치인에 ‘서광’ [심층기획-21대 국회 리포트]

입력 : 2020-05-27 06:00:00 수정 : 2020-05-26 21: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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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친이, 친박계 해체된 미래통합당 / 서로 물고 뜯었던 양대 계파 대거 퇴진 / ‘친황계’ 상당수 포진 불구 구심점 없어 / 친유승민계 그룹도 뚜렷한 결집 안보여 / 초선 당선인 58명… 전체의원의 절반 넘어 / 미래한국당의 호남 출신 당선인 5명 주목 / 불모지 호남 끌어안는 교두보 역할 예상 / 청년 비대위원도 김종인 비대위 합류할 듯

4·15총선을 기점으로 대거 물갈이가 이뤄진 미래통합당은 당내 고질병인 ‘계파 문제’가 자연스럽게 희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박근혜정부 시절 여권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물고 뜯었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거 퇴진한 데 따른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당 중진급들도 모두 낙선하고 새 피가 수혈됐다. 당 쇄신의 장애물이었던 기존의 계파갈등은 지고 노선투쟁에 따른 당내 결집 현상이 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대거 물갈이로 계파 희석된 통합당

 

이번 총선에서 친박계는 궤멸 수준의 타격을 입었다. 김재원 의원 등 대구·경북(TK)을 비롯한 영남 내 친박계 의원을 비롯해 김진태, 민경욱 의원 등이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되거나 낙선했다. 비박계 역시 마찬가지다. 김무성, 김성태, 강석호 의원 등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과 비박계 권성동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되면서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당선됐지만 복당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다.

 

통합당과 비례대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21대 총선 당선인 103명 중에는 황교안 전 대표가 공천에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황교안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거친 인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가 여전히 상당수 포진해 있다. 황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김도읍·이헌승 의원, 당 대변인을 맡았던 김성원 의원, 당 사무총장 박완수 의원, 사무부총장 송언석 의원을 비롯해 검찰과 총리실 관련 인맥인 곽상도·정점식·추경호 의원 등이다. 그러나 황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구심점을 잃고 사실상 흩어진 상태다. 일부 의원들은 이미 ‘탈황’을 선언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주자 후보이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유승민 그룹에는 조해진·김희국·류성걸·강대식·김웅 당선인, 하태경·유의동 의원 등이 있다. 무소속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 측 인사로는 홍문표·윤한홍 의원과 배현진 당선인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을 당내 ‘계파’라고 언급하기에는 아직 숫자가 많지 않거나 뚜렷한 결집 현상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태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 통합당 대회의실에서 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허정호 선임기자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혁신과 발전을 가로막던 계파갈등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옅어지게 된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인 것 같다”며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소리 커진 초선 당선인과 청년 정치인들

 

통합당과 한국당의 21대 초선 당선인은 전체 103명 중 58명(56%)으로 절반을 넘는다. 더불어민주당(177명 중 82명, 46%)과 비교해 물갈이 비율이 10%포인트 더 높다. 반면 당내 3선 이상 중진은 24명으로 23%에 불과하다.

 

통합당 초선들의 주요 경력을 분석하면 기초의원 출신이 많은 점이 눈에 띈다. 58명의 초선 당선인 중 11명이 도의원 등 기초의원 경력을 갖고 있다. 초선 당선인이 가장 많이 나온 부산(9명)의 경우 백종헌·이주환·전봉민·정동만·황보승희 당선인 등 5명이 부산시의회 출신이다. 이들을 주축으로 한 부산·울산·경남 초선 국회의원 모임도 이미 결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통합당이 수도권에서 참패한 탓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통합당 초선 40명 중 28명은 영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북 7명, 대구 5명, 부산 9명, 울산 3명, 경남 4명 등이다. 이외 지역은 서울 5명, 경기 5명, 충북 1명, 인천 1명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은 비례대표인 한국당의 호남 출신 당선인 5명(이용·이종성·전주혜·정운천·조수진)의 향후 행보다. 통합당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 지역을 끌어안기 위해 이들 호남 출신 당선인들이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조만간 발족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는 청년 정치인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총선 전 보수통합 과정에서 합류한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 김재섭 전 같이오름 대표를 주축으로 한 이들은 총선 직후 발빠르게 ‘청년비대위’를 만들어 혁신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천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험지로 꼽히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김 전 대표 역시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더욱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청년비대위 관련 인사들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의 ‘김종인 비대위’ 합류도 점쳐지고 있다.

 

◆‘통합당=법조인당’은 옛말

 

‘법조인당’, ‘검사당’이란 말도 옛말이 됐다.

 

통합당 당선인 84명과 한국당 당선인 19명의 주요 경력 분류 결과 법조인 출신은 주호영·권영세·김기현·김도읍·곽상도·정점식 의원과 유상범·김형동·박형수·김웅·김미애·전주혜 당선인 등 12명(11.6%)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21대 당선인 177명 중 법조인 출신이 29명(16.3%)으로 통합당을 4.7%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미래통합당 21대 국회 당선인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제공

통합당 내 검사 출신은 7명(권영세·김도읍·곽상도·정점식·유상범·박형수·김웅)에 그친 반면 경찰 출신은 6명(이만희·이철규·김석기·윤재옥 ·김용판·서범수)으로 껑충 늘어 비등해졌다. 판사 출신은 5선의 주호영 원내대표와 4선의 김기현 의원, 전주혜 당선인으로 3명이다. 특히 주 원내대표와 김 의원은 과거 같은 재판부에서 좌·우배석 판사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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