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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靑비서실장이던 12년전 ‘악몽’ 떠올렸다

입력 : 2020-04-30 09:08:59 수정 : 2020-04-30 10: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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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 말기에 터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 40명 숨져…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상황점검’ 담당 / 비슷한 참사 재발에 “과거에서 교훈 못 얻어” 자책

“유사한 사고가 반복돼 유감스럽습니다. 과거의 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경기도 이천시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등 38명이 숨지는 ‘화재 참사’가 벌어진 29일 밤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선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유사한 사고’라는 표현은 12년 전인 2008년 역시 이천에서 발생한 창고 화재로 40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지칭한 것이다.

 

29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 등 3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30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청와대의 비서실장이던 2008년 1월7일 이천의 한 냉동창고에서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40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사고 이튿날인 그해 1월8일 오전 문 당시 비서실장은 청와대 일일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선 이천 화재 참사의 원인과 관계기관의 초기 대응 조치를 비롯한 수습 과정 등을 세세히 점검했다. 또 유가족 및 부상자 등에 대한 법률적 지원 방안과 제도 개선 점검 등 정부 차원의 사후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청와대는 회의 후 홍보수석비서관을 통해 “사후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청와대 회의 내용이 해당 부처에 내려갔다”고 덧붙였다.

 

2008년 1월 당시에 이미 물류창고 같은 위험 지역의 화재 예방 대책과 화재 발생 시 신속 대응 방안 등이 청와대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를 했고, 행정안전부 등 주무부처들과도 공유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전날 문 대통령이 이천 화재 보고를 받고 소집한 긴급대책회의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돼 유감스럽다”며 “과거의 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자책한 데에는 바로 이런 배경이 있다.

 

실제로 이번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화재 참사는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지하에서 작업하던 중 사고가 발생, 인명피해가 컸다는 점에서 2008년 1월의 냉동창고 화재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 참사 모두 불에 취약하고 대형 화재로 번지는 자재로 지목돼 온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구조였다는 점도 비슷하다.

 

12년 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깊이 관여한 바 있는 문 대통령의 경험이 전날 이천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책을 보완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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