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정은, 태양절·軍창건일 등 불참… 잠행 장기화하나

입력 : 2020-04-28 06:00:00 수정 : 2020-04-28 08:08: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북한 주요행사 줄줄이 ‘패스’… 의혹 증폭 / 北매체 “金, 남아공 대통령에 축전 보내” / 건강이상설 등에 대해서는 침묵 이어가 / 일각 “미사일 발사 참관… 건재 과시할 수도” / 정부 “특이동향 없어”… 美도 “소문은 추측” / 中 “제공할 소식 없어… 北에 진단키트 제공” / 北 큰 행사 없어… ‘金 오리무중’ 길어질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태양절(15일)과 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25일) 등 주요 행사에 줄줄이 불참하면서 그의 잠행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27일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원산시 일대에 호텔, 오락시설, 수상공원 등을 대대적으로 건설하는 김 위원장의 역점 관광사업이다. 김 위원장이 현재 머물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원산 별장과 멀지 않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27일자로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현 상태나 동향 등에 대해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고위간부들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앞서 지난 15일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집권 후 처음으로 참배하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어 25일 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에도 나타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켰다.

김 위원장이 각별히 챙기던 미사일 발사 현지지도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강원도 문천에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쐈지만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른 시일 내에 예정된 주요 행사가 없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잠행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이 조만간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 발사 현장 참관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재를 과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이 2019년 12월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나흘째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부는 북한 내 특이 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서 확인해드릴 내용은 없고, 다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밝혔듯이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과 관련한 소문들이 “추측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2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우리는 북한 지도부 상황이나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결론적인 평가를 내릴 만한 어떠한 추가 정보도 얻지 못했고 그러한 조짐을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대변인도 “김 위원장과 관련해 공유할 만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우리는 어떠한 적과 위협으로부터도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튼튼한 연합 방어 태세와 당장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상시 임전 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의료진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보도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관련 문제에 관해 현재 제공할 소식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코로나19 발병 이후 적십자사 등 국제기구가 북한에 의료 장비를 원조했고, 중국도 북한에 진단 키트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또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방북 대표단을 이끌었다는 등 보도에 대해선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관련해서 제공할 소식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습. 연합뉴스

◆윤상현 “김정은, 10일 내 안 나타나면 정말 이상”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일축한 가운데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7일 “열흘 만에 김정은 위원장의 동정이 나오지 않으면 와병설이 기정사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최근 북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 사태 대비’ 관련 전문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입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통일부에선 어제도 저한테 특이 동향이 없다고 설명했는데 이에 반론을 하자면 북한에 최근 인사 관련 지시가 없는 게 이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축전을 보냈다, 장학금을 전달했다, 감사표시를 했다는 등 의정적 지시가 있을 뿐 인사 관련 지시가 없고, ‘김정은 최고 권력이 공백상태’라는 외신 보도에도 전혀 반응이 없다”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등 주요 인사에 대한 동향과 활동 사항에 대한 노동신문의 보도도 없는 걸 보면 다 같이 원산에 있는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것도 특이사항”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 사태 대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상현 외통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 위원장은 ‘의료진 급파설’에 대한 중국의 태도도 그런 의구심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이후 김 위원장이 정상적 업무 수행을 안 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며 “의도적으로 안 하고 있다면 전략적 판단 하에 10일 이내에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 이후로도 김 위원장의 동정이 나오지 않으면 그땐 정말 (북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와병설이나 코로나19 자가격리 둘 중 하나(일 것)”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렸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한미연합사와 국정원이 전쟁 징후 체크리스트를 갖고 특이 동향을 확인 중인데, (김 위원장 신변이상이 사실이라면) 유무선 전파가 증가하거나 군이 전방에 배치되고 강화되는 등 징후가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 이런 징후가 안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북한의 공식 발표 전까지는 (모든 의혹이) 정확한 실체라기보다는 추정에 가깝다”면서도 “단 건강이상설만은 합리적 의심이다. 살아 있더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소용·박수찬·이현미 기자,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우승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