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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유산, 인물 브랜드 개발은 21세기 문화예술 핵심 컨텐츠다

입력 : 2020-04-24 08:24:38 수정 : 2020-04-24 08: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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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의 예를 중심으로…세계적인 위대한 문화유산 4개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필자는 평소 지역별로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인물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은 21세기 우리가 안고 있는 큰 과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광주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문화유산과 역사적 유적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을 품고 있는 훌륭한 도시다.

 

단순한 관광목적을 넘어 서서 과거 역사의 어려웠던 일들,자랑스러운 역사를 함께 기억할 수 있는 대한민국 중심 스토리가 있는 곳. 바로 광주시의 4개 문화유산은 우리나라 문화예술 역사의 대표적 정서가 깃든 곳이다.

 

첫째, 남한산성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조선시대 인조 때 삼전도 굴욕이 있었던 곳이지만 한번도 점령되지 않은 성이다. 세계가 인정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둘째, 남한산성에서 10킬로 이내에는 분원이 있다. 분원은 조선시대 왕실 도자기를 만들던 사옹원의 분원이 위치했던 곳이다.바로 세계가 극찬하는 조선 왕실 도자기를 만든 분원이었다.

 

셋째, 분원에서 5~6km 떨어진 곳에 천주교 발상지이자 세계적인 성지인 천진암이 있다. 

 

넷째, 천진암에서 가까운 곳에 현대사의 큰 비극이자 여성인권을 말살 당한 아픈 상처를 안고 사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님들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이 있다.

 

위 4개의 역사 문화 유산은 광주만의 유산이 아닌 세계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는 귀중한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잇는 문화벨트 조성과 거기에 맞는 문화예술 컨텐츠를 창의적으로 개발하고 대중화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광주’하면 딱 떠올리는 인물이 많지 않다. 사실 광주에 저명한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제 인물 자원 발굴과 스토리텔링은 21세기 지역 문화예술의 핵심 컨텐츠가 됐다.

 

인물 속에 있는 공감대를 찾아내는 것이 인물을 활용한 지역 브랜드 전략의 첫걸음이다. 21세기 도시의 가장 핵심적 자원은 ‘그 도시에 사는 사람이다’는 것에 동의한다.

 

지방 자치 단체의 브랜드 마케팅은 지역 생산품의 인지도를 향상 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자체의 이미지를 개선하여 해당 지역의 풍속·문화·자연·환경 등의 향토 자원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브랜드 경영’이 성공하면 지역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매력적이고 개성있는 곳, 내가 살고 싶은 곳, 여행 가고 싶은 곳 등의 이미지를 갖추어 관광활성화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게 된다.

 

지역 브랜드 개발은 어떤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방 문화재단 같은 지방자치 단체 차원에서 추진하되 지역 주민이 적극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개발된 지역 브랜드는 지방 자치 단체와 지역 주민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광주의 예를 들어 보자. 

 

첫째, 우리나라 여류시인의 원류를 따라 올라 가면 만나게 되는 그녀.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했던 중국, 일본 조차 그녀의 시를 애송하며 칭송했던 위대한 한국 여류시인 허난설헌.

 

둘째, 대한민국 건국의 은인.근현대사의 뿌리였던 독립운동과 민주화를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선생.

 

셋째, 한국영화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여배우.어두운 여건 속에도 수없이 많은 영화를 찍고 제작했던 예술인 최은희 배우.

 

위대한 한국을 만든 세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무엇일까? 바로 광주사람(허난설헌은 어린시절 광주로 시집와서 사망)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대학에서 강의시간에 이 세 사람의 작품을 인용할 때가 있다. 그분들의 삶은 지식과 행동함이 한결 같고 눈부시게 맑다.그 울림은 깊고 오래간다.

 

세계가 칭송하고 기념하는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정작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업적이 땅에 묻혀 있어 되살리지 못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이 세 사람을 광주의 인물로 널리 연구하고 기념하는 사업을 벌인다면 광주시는 미래 문화발전의 커다란 컨텐츠 동력을 얻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와 같은 지역 문화유산, 인물브랜드가 한 도시를 융성시킬 수 있는 21세기 컬쳐노믹스의 (culturenomics) 핵심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이창봉 (시인 / 현 중앙대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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