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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틀 앞둔 ‘온라인 개학’ 혼선, 교육부는 그동안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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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06 22:47:27 수정 : 2020-04-06 22: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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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온라인 개학 점검 나선 유은혜 부총리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공립 특수학교인 인천청인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 대비 특수학교 현장 간담회'에서 온라인 개학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 2020.4.6 tomatoyoon@yna.co.kr/2020-04-06 15:11:17/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모레부터 순차적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지만 교육 현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어제 학교별 원격교육 대표 교사 등으로 구성된 ‘1만 커뮤니티’ 온라인 임명식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유은혜 부총리가 화상회의 방에서 튕겨져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비공개였던 유 부총리와 교원 간담회가 고스란히 유튜브로 생방송되기까지 했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사이트 ‘e-학습터’ 하루치 자료가 서버 증설 과정에서 삭제되는 일도 벌어졌다. 원본 자료가 백업되지 않아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온라인 개학 이후 이런 일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할 공산도 크다. 학습 공백과 학생·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일선 학교의 도움이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도 교육부 대처는 여전히 안이하다. 학교 수업을 일선학교 재량에 맡겨놓고도, 정부는 매번 일방적 대책만 내놓아 교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의 EBS방송 중심 원격수업 방침은 핵심을 잘못 짚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맞벌이·조손·다문화가정 자녀의 원격수업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 수요 조사와 e-학습터, 원격수업을 준비하던 교사들이 갑작스러운 EBS 중심 원격수업 방침에 허탈해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세 차례 개학 연기까지 한두 달가량을 허비한 셈이다. 땜질 처방에 급급한 교육부의 무능과 안이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교육 불신이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킬까 걱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학업 공백을 메우려는 학생들로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울의 경우 한 달 전 32.3%였던 학원 휴원율이 지난 3일 18.7%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전체 학원 2만5200여곳 중 2만곳 넘게 문을 열었다는 얘기다. 전국 휴원율도 30%대에 그친다. 온라인 개학이 학업 공백 해소는커녕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제적 여건 등으로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가정에는 학습권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준비와 학교 간 수업 격차 해소, 인프라 지원 등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온라인 수업 준비 과정에서 일선 학교와 학생·학부모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 효과가 있다면 학원으로 가는 발길은 줄어들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교육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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