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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 불교계에서 말하는 ‘복과 공덕을 짓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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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03 15:00:00 수정 : 2020-04-03 0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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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1년이 366일인 윤년이다. 양력 2월에 윤일(29일)이 하루 더해진 것. 최근 불교계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4월30일)을 5월로 미루는 결단을 내리면서 ‘윤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불교계가 윤달, 그러니까 음력 4월이 있고 다시 윤4월이 있다는 점에서 “(음력)4월 초파일 전통은 지킬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윤일과 윤년, 윤달이 무엇일까.

 

윤달은 윤일, 윤년과는 달리 음력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약 365.24일을 12개월로 나눈 역법이다. 한 달에 30일과 31일을 적용(2월은 28일)해 1년이 총 365일이 되도록 맞추는데, 매년 남는 0.2422일을 4년간 모았다가 2월에 하루를 더한다. 이에 따라 하루가 더 해진 해는 윤년, 그리고 그 해에 추가된 2월 29일은 윤일이라 불린다.

 

윤달은 양력과 음력 사이의 오차를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주기에 의해 계산되어진 양력이 1년 365일인 반면, 음력은 달의 지구공전 주기에 따라 한달을 29, 30일을 번갈아 사용해 1년이 354일이다. 그러다 보니 양력 1년과 음력 1년 사이에 11일의 오차가 생기는데, 이를 양력기준에 맞추기 위해 음력 윤달을 끼워넣게 된 것이다. 흔히 윤달은 4년에 한번 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히는 19년에 7번, 즉 만 3년이 채 되지 않아서 윤달이 오는 셈이다.

 

우리 조상들은 윤달을 ‘남은 달’, ‘썩은 달’, ‘여벌 달’이라고 불렀다. 원래는 없던 달이 생겨난 것이니 무엇을 해도 귀신이 방해하고 간섭하지 않아 부정을 타지 않는 해(害)가 없는 달이라고 여겨 결혼이며 이사와 집 수리, 묘지의 이장과 개장 등을 하면 길하다고 믿었다. ‘손(귀신) 없는 달’이란 말이 여기서 생겨났다.

 

불교계에서는 윤달을 ‘복과 공덕을 짓는 달’이라 여겨 살아서 자신의 극락왕생을 비는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의 예를 올렸다. 조선시대의 문인 홍석모는 ‘동국세시기’에 “광주(廣州) 봉은사(奉恩寺)에서는 매양 윤달을 만나면 장안의 여인들이 다투어 와서 불탑 위에 돈을 놓고 불공을 드리기를 윤달이 다가도록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죽어서 극락세계로 간다고 믿으며, 서울과 그 밖의 절에서도 대개 이런 풍속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윤달에는 세 곳의 사찰을 다니며 기도를 올리는 ‘삼사순례’, 수행자에게 가사(법복)를 시주하는 ‘가사불사’의 전통도 있다. 한국불교만의 독특한 문화이다.

 

전통적으로 윤달은 ‘기도하면 감응하는 달’로 여겨지며 불공을 드리는 행위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조계종 등 불교계는 오는 4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전국의 사찰들과 함께 국난 극복과 코로나19 피해자들을 기리는 기도를 올릴 예정이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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