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봉사는 ‘위장용’… 자해소동은 ‘쇼’… 전문가들이 본 조주빈

입력 : 2020-03-27 06:00:00 수정 : 2020-03-27 11:25: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문가들 조주빈 심리 분석 / 비뚤어진 과시욕 심리에 내포 / 과대망상에 빠져 ‘악마’라 자칭 / 봉사는 위장용… 자해소동은 ‘쇼’ / “성도착증 아닌 돈 노린 범죄자” / “텔레그램서 공격성 분출” 시각도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만들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25)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면서 차량에 타고 있다. 이제원기자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미성년자 등 다수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가 신상 공개에도 불구하고 반성의 태도 없이 스스로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행각까지 드러내 그 배경을 두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조직범죄’로 규정하며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6일 세계일보는 범죄심리학자 등 전문가 3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까지 드러난 조씨의 범행 등에서 파악된 그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전날 조씨가 포토라인에서 보여준 모습이 시민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목적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조씨는) 피해자에게 사과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정치인, 언론인을 언급해 ‘나는 성착취물이나 다루는 파렴치범이 아니다. 언론사 사장이랑도 연락하고 정치인도 도와주는 사이다’라며 수사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교수(경찰학)는 “유명인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조씨의 심리 속에 내포돼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왼쪽)와 김상균 백석대 교수

조씨의 반성 없는 태도는 공범들을 향해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이미 경찰에 붙잡혀 처벌을 앞둔 상태에서, 박사방에 참여한 수많은 회원에게 본인의 위치를 내세우기 위한 행동”이라며 “(파렴치한 자신의 범행에 대해) 스스로 변호할 수 있는 논리를 찾기 어려우니 초점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조씨는 자신의 범행과 포토라인에서의 태도 등을 놓고 전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것에 대해 상당히 고무된 상태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 교수는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텐데 본인을 악마라고 떠드는 피의자가 어디 있느냐”며 “자의식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됐고 과대망상에 빠진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교수는 “‘내가 이 사회를 마음대로 지배·조종하고 있다’는 통제욕이 조씨의 심리 내면에 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씨가 범행에 나서게 된 배경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해석이 일부 갈리기도 했다. 이 교수는 “조씨는 합리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며 “성도착증 환자라서 범행을 시작한 게 아니라 돈이 되겠다 해서 뛰어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조씨는) 타인을 지배·조종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많이 깔려있는데, 현실 사회에서는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공격성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텔레그램을 이용했다고 본다”며 “(조씨의) 성착취 범행이나 금전적 (욕구) 부분은 공격성의 곁가지”라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왼쪽)와 이훈 조선대 교수

조씨가 경찰에 검거된 이후 자해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조씨가 평소 봉사활동을 하는 등 사회에서 일종의 신망을 얻기 위한 행동을 벌인 것에 대해 “사이버공간에서 (범죄를) 계속해야 수익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범행이) 발각되면 안 되기에 위장해야 했을 것”이라며 “정말로 약자 보호 의식이 있어서 봉사활동을 했다면 당장 죽을죄를 지었다고 나와서 사과를 하지 않았겠냐”고 일갈했다.

사회적 관심이 조씨의 성범죄가 아닌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그의 목적대로) 대성공인 것 같다. 성착취물에 대한 사건인데 갑자기 유명인들의 얘기는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조씨가 원래 온라인 사기범이니까 그런 유명인들도 피해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강진·이종민 기자 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수지 '치명적인 매력'
  • 수지 '치명적인 매력'
  • 안유진 '순백의 여신'
  • 고민시 '완벽한 드레스 자태'
  • 엄현경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