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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높아 괜찮아”… 여전히 클럽·술집 몰리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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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12 19:13:53 수정 : 2020-03-13 14: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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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 지역감염 돌발변수 된 젊은 층 / 국내 확진자 40%나 차지하는데 / 사망자 30대 1명뿐… 치명률 낮아 / 경증·무증상 많아 경각심 희미 / “줄 서던 맛집들 대기 안 해 좋아” / 이태원·강남 유흥가 주말 불야성 / “자칫 가족·이웃 전염원 될 수 있어 / 사회적 거리 두기 예외 안 돼” 지적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회사원 서모(30)씨는 지난 주말 을지로 냉동삼겹살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에 지인들과 함께 다녀왔다. 평소 주말 저녁 시간엔 줄을 꽤 서야 하는 집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인지 서씨는 그다지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평소 마스크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의 기본 위생 규칙은 지키고 있다는 서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일상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삼겹살을 먹고 노래방도 갔다. 되도록 조심하려고는 하지만 맛집 탐방이나 지인들과의 술 약속은 평소처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조모(28)씨도 “지난 주말 이태원의 클럽에 다녀왔다. 평소보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재밌게 놀다 왔다”고 했다.

서씨나 조씨처럼 일부 20~30대 젊은 층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클럽이나 유명 맛집, 노래방, PC방 등 다중 이용 밀집시설을 거리낌 없이 이용한다. 강남·이태원 클럽이나 유명 맛집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보단 덜 하지만 여전히 붐빈다. 이들은 젊고 건강해 면역력이 높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해도 감기 수준의 두통, 콧물 정도의 경미한 증상을 겪거나 증상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방역 의식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희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이런 인식이 주변 가족을 감염시키고 나아가 지역사회 감염원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2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확진자 전체 숫자는 7869명이다. 이 중 20대(2261명)와 30대(812명)를 합치면 39.1%에 달한다. 특히 20대는 연령별 분류에서 최다다. 사망자(66명)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20대는 사망자가 없고, 30대는 단 1명이다. 그에 비해 확진자 수가 각각 497명, 243명에 불과한 70대와 80대 이상에선 사망자가 24명, 2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총 확진자 대비 사망자로 계산한 국내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84%로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80대 이상의 치명률은 8.23%, 70대는 4.83%에 달한다.

반면 20~30대 젊은 층들은 높은 면역력 덕에 치명률이 0 혹은 0.0012%에 그친다. 일부 20~30대들이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도 일상생활을 거리낌 없이 영위하고 있는 근거가 여기서 나온다. 경기 안산에 사는 직장인 성모(32)씨도 “부모님은 코로나 때문에 출퇴근 외에는 집에서만 있으라고 하지만 몸이 근질거려 그러질 못한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도 동호회 사람들과 시내에서 술을 마셨다. 마스크만 쓰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구로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처음엔 20대 확진자가 많은 것이 신천지 신도 내 확진자 중에 20대가 많아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천지 관련 확진자 수가 며칠 전까지 2명에 불과했던 서울·경기에도 20대 확진자 수가 는다. 이는 20대 확진자의 비중이 높은 것을 신천지 신도로만 이유를 돌릴 수 없다는 얘기다”면서 “전체 확진자의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다양한 층위로 나눠서 분석해야 정확한 감염 경로나 확산 방지 대응책을 세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젊은 사람들로선 코로나19 때문에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 힘들 것이다. 이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조건 강요하기도 힘들고 잘 지켜지지 않는 것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20~30대 젊은 층들은 코로나19가 경미한 증상 혹은 무증상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자신들의 조그마한 부주의가 주변은 물론이고 지역사회를 감염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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