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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원 모르는 지역감염 가능성”… 의료계 일각선 ‘中입국제한 늦어’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10 10:36:50 수정 : 2020-02-10 1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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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27번 확진자, 중국 광둥성 관련된 일가족… 지역사회 감염 광범위 우려 / 정세균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 입국제한도 검토” 발표에 ‘뒤늦은 조치’ 비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26번·27번 확진환자가 중국 광둥성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입국 제한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현재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전병율 차의학대학 예방의학과 교수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발언이 의료계의 우려를 잘 보여준다. 전 교수는 “우리가 허베이성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사실 그 주위에 있는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후난성도 환자가 상당히 많다”며 “특히 광둥성 같은 경우 홍콩과 접하고 있는 대도시 지역인데, 지금 확진 환자만 1131명으로 무려 한국의 40배가 넘는 확진 환자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 수로 미뤄 어디서 유입된 환자가 아니라 광둥성 안에서 자체적으로 환자가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역사회 감염은 후베이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장시성 전역에 걸친 문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후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증상 경미한 지역사회 감염환자 있을 것…입국 제한 지역 확대해야”

 

전날 3명의 추가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우한폐렴 확진환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이 3명은 한 가족이다. 아들 부부가 사업 차 머물고 있는 중국 광둥성을 방문했다가 지난달 31일 귀국했는데 귀국 후 한 집에서 생활한 어머니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 교수는 중국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일정부분 입국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필요하다면 이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선별적으로 입국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저는 아마도 이미 많은 수의 중국인들이 입국을 하고, 또 그들 중에서 분명히 신종코로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또는 환자들이 있었을텐데 그분들은 지금 우리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우리 생활 속에 같이 생활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조만간 감염원을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생길 것은 자명하다. 25번~27번과 같이 증상이 경미해서 그냥 지나쳤을 만한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들이 그냥 감기처럼 진료를 받다가 증상이 심해져서 폐렴으로 병원에서 중환자실 같은 데서 치료를 받게 될 가능성도 이제 점점 높아지는 거다. 현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전 교수는 “전날 당국자 발표에 따르면 기존 입국 제한을 유지하면서 오는 12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내국인, 외국인 모두에게 자가 진단 앱을 제공해 건강상태를 사후 관리에 신고토록 하는 체계를 가동한다고 한다. 이분들이 과연 자가 진단 앱을 통해 자신들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보건당국에 신고해줄지 좀 의문이 든다”면서도 “어쨌든 내외국인 모두에게 스스로 건강을 확인토록 하는 방안이 일정부분 신규유입 환자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 “중국 외 다른 지역 입국제한도 검토”... 의협, 중국 전역 제한해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우한폐렴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외 발생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후베이성 뿐만 아니라 여타 중국 지역, 동남아시아 방문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면서 입국금지 및 검역대상 지역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설 연휴기간 3번째 확진자가 나오자 지난달 26일 담화문을 통해 “중국의 전국적인 사태 추이를 면밀히 주의해 최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뒤늦게 후베이성 지역을 입국 제한 지역으로 한정했다 여타 지역 확진자가 속출하자, 입국 제한 지역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놓고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기경보는 현재 ‘경계’ 단계다. 정 총리는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 “확진자들이 현재까지 모두 정부의 방역망 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점, 신종코로나의 치명률이 낮은 점, 우리의 의료 수준으로 대응이 가능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위기경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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