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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안되면 뭐라 부르나?"… 신종 코로나 명칭 놓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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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05 16:05:58 수정 : 2020-02-05 16: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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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도 안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못 쓰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명칭을 놓고 전문가들이 고심하고 있다.

 

국내 일부 언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으로 병기하며, 미국 CNN도 '우한 바이러스(Whuhan Virus)'라고 쓴다. 발원지의 이름을 따서 쓰기 시작했던 '우한 폐렴'이 지역 혐오를 조장한다며 사용 자제 권고가 나오면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쓰는 언론도 늘고 있다.

 

그러나 지역명을 질병 이름에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라 우한 폐렴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식 명칭이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중 새롭게 발견됐다는 의미로 일단 신종 코로나라고 부르고 있지만, 과거 메르스나 사스 역시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잠정 명칭으로 권고한 '2019 n-CoV 급성호흡기질환' 또한 임시방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사람들이 숨을 돌리고 날 때쯤이면 이름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명, 동물, 특정 직군이 포함된 이름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2015년 가이드라인 제정)이 생긴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2015년 제정된 WHO 가이드라인 적용 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중동', 아프리카 지명을 사용한 '지카' 바이러스, 미 재향군인 이름을 딴 호흡기 감염병 '레지오넬라', 발생 마을명을 딴 '라임병' 등 사례가 많았다.

 

이 작명 원칙이 문제가 된 것은 특정 지역이나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낙인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1918년 발생해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의 경우 스페인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오명을 뒤집어썼다. 2009년 유행한 돼지독감도 돼지고기 섭취로 감염되는 것이 아닌데 돼지고기 소비를 급감시켰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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