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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中전역 입국금지 필요”...민주당은 “정치적 판단” 평가절하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04 10:36:28 수정 : 2020-02-04 11: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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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금지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 “의사협회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한의사협회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15명이 나온 가운데 방역 조치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갈등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4차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중국 전역 입국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민주당은 “의사협회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일선 의료 현장에선 대한의사협회 권고를 정치적 판단으로 치부하는 것이 되레 ‘정치적 행위’라고 지적한다.

 

◆대한의사협회·감염학회 등 “중국 전역으로 입국금지 조치 확대해야”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협회는 전날 4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 우한폐렴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으로 한정된 입국금지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대한감염학회도 “중국 전역으로부터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제한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의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제한적 입국금지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네 번째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면회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의사협회는 이날“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이기에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다”며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전방위적인 감염원 차단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며 “우한폐렴이 제한적 전파를 넘어 지역사회로 전파된 현 상황에선 보건복지부 장관만으로 해결이 안 되고 국무총리 주재로 복지부·외교부 등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전방위적으로 방역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의사협회는 지난달 26일에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중국 후베이성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전역에서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정부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의사협회는 지난 1일에도 담화문을 발표해 “중국 전역 입국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한폐렴 등 감염병 질환을 전공한 의사 단체인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도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해 “중국의 확진자 규모는 1만명을 넘어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짧은 기간 내 통제를 기대하기 어렵고 특히 후베이성 외의 중국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사협회, 정치적 판단”…일선 의사들 “의료단체 권고는 정치적 판단 아냐”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사협회의 이 같은 주장은 정치적 판단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문재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둘러싸고 의사협회와 정부·여당이 갈등을 벌이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과거 한 보수단체 대표로 활동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운동에 참여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의사협회가 정치적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의사협회의 이런 주장에 대해 “최근에 대한의사협회 같은 경우 매우 정치적 단체가 돼 있다”며 “대표(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정부에서는 우한 지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전수조사 및 추적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전체 중국에 대한 입국금지나 이런 건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당국에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최대한 주의를 하시면서도 너무 일상생활에 불안감을 느끼시거나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다 틀어막는 것보다 통제 가능한 범주 안에서, 확산되지 않는 범주 안에서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방향을 대통령과 전문가 간담회에서 잡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정부도 지난 2일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 있는 외국인만 한국 입국을 금지하는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일선 의사들은 의사협회의 권고를 정치적 판단으로 치부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방 국립대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는 전공의 A씨는 “의사협회나 감염학회의 권고가 회장 한 사람만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의료 분야에 있어서는 정치인과 관료보다는 의학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의 B씨도 “의사협회 지적을 정치적 판단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도 중국 전역으로부터 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입국금지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후베이성 외 광저우 등 제한적 입국금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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