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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국내 세번째 환자, 뉴스와 댓글 스트레스에 한때 잠 못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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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9 11:11:39 수정 : 2020-01-30 03: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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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 이른바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선별진료소를 안내하는 포스터가 설치돼 있다. 고양=연합뉴스

 

이른바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세 번째 확진 환자 A씨가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스트레스 등으로 잠을 못 이룬다는 담당 의사의 전언이 나왔다.

 

중앙일보는 29일 남성인 A(54)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 고양 소재 명지병원을 찾아 그를 진료 중인 박상준 호흡기내과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명지병원은 국가 지정 격리병상(음압 병실)을 갖추고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A씨는 간호 스테이션과 10m 떨어진 격리병상에 입원해 있으며, 접촉이 없는 화상 진료를 받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컨디션을 묻는 박 교수의 질문에 A씨는 “많이 나아졌다”며 “이젠 잠이 잘 오는 편”이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A씨에 대해 “전날 고열 증세가 있어서 폐렴 치료를 시작했다”며 ”지금은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서) 환자가 뉴스와 댓글을 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잠도 잘 못 자고 있다”며 ”수면제 처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하다가 지난 20일 귀국했고,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격리되거나 능동 감시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카드 사용 내역과 진술 등을 토대로 그의 동선을 살펴보면 22~24일 오전까지는 서울 강남 일대 호텔과 성형외과, 한강 등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고, 24일 오후 경기 고양의 일산 소재 음식점과 카페, 병원 등을 이용했다. 저녁에는 일산의 어머니 자택에서 머물렀다.

 

지난 22일 오후 1시 증상이 시작됐으나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계속 한 셈이다.

 

그는 지난 25일 간헐적 기침과 가래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를 통해 신고했으며, 바로 명지병원에서 격리 검사를 받았고, 이튿날 오전 확진자로 판정받았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A씨의 동선과 함께 그와 접촉한 이가 95명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질본은 그가 장시간 체류한 장소에 대한 소독을 마쳤으며, 접촉자를 대상으로 자가 격리 및 능동감시 조처를 내렸다.

 

이 같은 소식이 복수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세 번째 확진자와 ‘묻지 마’ 범죄랑 다른 게 뭐냐”, “확진남 신상 공개하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우한 폐렴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자가 감시했어야 했다”, “국민 목숨이 걸린 일인데, 어떻게 나돌아다닐 수가 있느나” 등 질책성 댓글을 쏟아냈다.

 

특히 맘 카페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퇴원하는 즉시 구속해야 한다”, “벌금 1억원을 내게 하라” 등 마녀사냥식 글들이 이어졌다.

 

고양시에 따르면 A씨는 여전히 기침을 하고 있지만 가래는 많이 줄었고 열은 38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증상은 호전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에 ”본인의 몸을 추스리기도 힘든 상황인 A씨는 통화하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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