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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감염 공포 확산… 개학 연기 요청·어학당 ‘휴강’ 잇따라 [이슈+]

, 우한 폐렴

입력 : 2020-01-28 20:11:12 수정 : 2020-01-28 2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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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비상 / 서울교육청 시민청원 동의 급증 / 조희연 “개학 연기 검토 상황 돼” / 교육부선 “일괄 대응 고려 안 해” / 일부 학부모, 자녀 등원 자체 중단 / 평택 어린이집·유치원 ‘임시 휴원’ / 지자체, 사회재난 수준 대응·방역 / 행안부 ‘대책지원본부’ 가동 나서
어린이집에도 어학당에도 ‘안내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 번째 확진자가 평택 지역에서 발생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임시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왼쪽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28일 오후 임시 휴업에 들어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평택=뉴시스, 남정탁 기자

“저도 맞벌이로서 아이 교육과 개학 지연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이 부담되지만 전염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내 시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개학 시기 늦추는 방안을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란 제목의 청원 내용 중 일부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 밝힌 이 글 작성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개학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게재 하루 만인 28일 기준 3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우한 폐렴 확진이 국내서 잇따르면서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설 연휴 이후 학교들이 이미 개학했거나 조만간 개학하는 상황이라 학부모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아예 개학 연기까지 검토하는 모습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실·국장 대책회의에서 “개학 연기까지 검토할 상황이 됐다”며 “모든 걸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내 초등학교 602곳 중 79곳이 개학했다. 다른 19곳은 이전에 이미 개학한 상태다. 오는 29일 149곳, 30일 265곳, 31일 32곳으로 이번주 중 대거 개학 예정이다. 중·고등학교는 이번주 중 매일 30∼50여곳이 개학하고, 오는 2월3일 전체 710곳 중 40% 수준인 284곳이 한꺼번에 개학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개학 연기와 관련, “현장 의견 수렴과 법적 검토를 거쳐 교육부·보건복지부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와 관련, 신중한 모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괄적 대응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각 학교의 장이 지역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이날 차관 주재로 열린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에서 교육부는 중국 후베이성 방문 학생·교직원 전수조사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각 시·도 교육청은 후베이성 방문이 확인된 학생·교직원에 대해 귀국일 기준 최소 14일 이상 자가격리 실시를 요청한단 방침이다.

이미 상당수 개학한 유치원에선 학부모가 자체적으로 자녀 등원을 일시 중단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개학한 유치원은 전체 812곳 중 605곳(74.5%)이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이모(26)씨는 “어린이집은 아무래도 전염병이 제일 빨리 도는 곳이라 오늘부터 일주일간 아이 등원을 중단하고 집에서 데리고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국어 교육기관에 대해 잇따라 휴강조치를 내리는 중이다.

네 번째 확진 환자의 거주 지역인 평택의 경우 이날부터 31일까지 시내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이 임시휴원한다. 맞벌이, 조손가정, 한부모 등 불가피하게 아이를 등원시켜야 하는 경우 등원은 가능하다. 평택시는 각 어린이집 등에 공문을 내려보내 “가정 내 가족 중 발열증상 등이 있을 경우 등원을 자제하고, 1월 중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원아는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응·방역 수위를 사회 재난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국내 확진자 4명 중 2명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는 보건건강국 주관 방역대책본부를 이날 안전관리실 주관 재난안전대책본부로 확대했다. 확진자 추가 발생 시 현재 성남 국군수도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고양 명지병원 등 3곳 26실(28병상)인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경기도의료원 6곳 18∼23병상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8일 오후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28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도 24시간 대응체계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신종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지하철 시설물 방역을 대폭 강화했다. 열차 내부 소독은 월 1회에서 4회로 늘렸고 열차 내 손잡이 살균 소독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늘릴 예정이다. 두 달에 한 번 했던 연막 살균 소독은 월 1회 시행하고 고온 스팀 청소는 주 1회에서 주 2회로 확대한다. 무사증 입국이 허용된 제주도는 중국인 출입국이 잦아 최상위 단계의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원희룡 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공항과 항만 검역 태세를 강화했다.

행정안전부는 관계 부처와 지자체의 우한 폐렴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전날부터 재난협력실장을 본부장으로 한 대책지원본부를 가동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2018년 9월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김승환·이진경·이종민 기자, 수원=김영석 기자,전국종합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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