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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토끼와 보금자리 나누는 웜뱃…산불에 지친 호주 국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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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17 15:37:51 수정 : 2020-01-17 15: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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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남부와 북동부에 서식 중인 유대류과 동물인 웜뱃. 위키피디아.


지난해 9월부터 대규모 산불이 진행된 지속 중인 호주에서 야생동물들이 화마에 휩싸여 안타깝게 희생됐단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자신의 땅굴을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습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웜뱃이 호주 국민의 마음을 따듯하게 울리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는 프리랜서 시사방송작가 임경빈씨가 출연해 호주 남부와 북동부에 서식 중인 유대류과 동물인 웜뱃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 작가는 “웜뱃이라고 호주에서만 서식하는 대형 쥐 내지는 코알라와 캥거루를 섞어놓은 것 같은, 아기 주머니를 가진 유대류가 최근 시름이 깊은 호주에서 화제를 모으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추정하기로 (곤충 등을 포함해) 약 10억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평소 땅굴을 파고 생활하는 웜뱃이 산불과 같은 대형재해가 닥쳤을 때 자신의 굴로 다른이 동물 피신하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같은 행동을 ‘양치기 행동(shepherding)’이라고 한다. 위험에 처한 작은 동물들을 동굴로 안내하는 것”이라며 “다른 동물들이 종종 웜뱃 굴을 피난처 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인 노영희 변호사가 ”이번 산불 화재에서도 웜뱃이 선행 행동을 보였느냐”고 묻자 임 작가는 “‘웜뱃의 선행이 실제로 관찰된 것은 아니다”라며 ”워낙 화재 규모가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호주 연방정부가 이번 화재와 관련해 무책임한 태도를 종종 드러내자 실망한 호주 국민이 웜뱃과 같은 동물에게서 일종의 ‘슈퍼 히어로‘를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다섯달 가까이 지속하고 있는 산불로 호주가 대형 재난사태를 맞은 가운데 호주 국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자신의 땅굴을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습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웜뱃에 대한 따듯한 일화가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앞서 호주 매체 더컨버세이션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웜뱃의 영웅적 일화가 대규모 산불 사태를 겪는 호주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울리고 있다”라며 “대형재난에 처한 호주인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준 덕분에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는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인들은 SNS를 통해 웜뱃의 사진과 관련 일화를 적극 공유 중이다.

 

이들은 “화재로 인해 우리를 외면하는 연방정부보다 웜뱃과 같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다른 동물들에게 안내하는 일화를 더 신뢰하게 된다”, “화재가 발생한 지역의 웜뱃은 다른 동물들이 땅굴에 숨는 것을 받아주고, 도망치는 동물들 또한 적극 피신하게 해준다. 연방정부보다 더 나은 모습에 감동한다” 등의 글을 남겨 공유했다고 한다.

 

외신 마이모던메트에 따르면 웜뱃이 파는 땅굴은 여러 개의 통로와 출입구로 이어져 수십 미터까지 이어진다. 이 같은 깊이와 더불어 환기 측면에서도 화재로부터 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소셜미디어 일각에서 웜뱃이 산불에 노출된 다른 동물들을 자신의 굴로 유인하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는 게 이 매체의 전언이다.

 

마이모던메트는 ”웜뱃이 동굴을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것은 맞지만 유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웜뱃의 땅굴을 관찰한 영상이 호주 멜버른대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이 영상에선 웜뱃의 땅굴을 코알라와 토끼 등이 함께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멜버른대 유튜브 채널 갈무리.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13일 현지 생태학자 크리스 딕만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곤충을 포함한 10억마리 이상의 동물이 호주 산불에 희생당했다.

 

호주 정부는 이들 야생동물을 구하기 위해 약 5억달러(한화 약 5700억원)를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호주 당국은 지난 8일 기준 한국 면적(약 1000만헥타르)을 뛰어넘는 1070만 헥타르가 불에 탔으며, 28명이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는 한편 이재민 10만명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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