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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방터 상인회 '골목식당' 출연 가게에 야유회 찬조금 요구 의혹

입력 : 2019-12-21 14:00:00 수정 : 2019-12-21 12: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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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A씨 “매달 회비 걷어가는데 회계 불투명해” / 상인회장 “연돈 부부에게 10원 한 장 안 받아” / 새마을금고 직원들 “시장에 가서 얘기하시라”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소재 포방터 시장 내 수제 돈가스 가게 앞 출입문에 ’임대’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 가게는 앞서 지난해 11월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소개된 뒤 손님이 새벽부터 대기할 정도로 시장 명소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이 가게는 지난달 15일을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제주도 서귀포시에 지난 12일부터 새로 문을 열어 손님을 받고 있다.

 

“한 번은 터져야 될 문제다. ’골목식당’ 촬영 후 상인회가 방송에 출연한 가게들에 야유회 찬조금 명목으로 큰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소재 포방터 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이렇게 귀띔하고는 혀를 찼다.

 

앞서 포방터 시장은 지난해 11월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시장 내 식당 네 곳이 소개된 뒤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포방터 시장’ 방송편에서 MC로 출연하는 요리 연구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게 유례없는 극찬을 받은 돈가스집은 손님이 새벽부터 대기할 정도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었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이른바 ’포방터 돈가스집’의 사장 내외가 겪은 영업 방해와 더불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연이 전파를 탔다.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뤘는데도, 가게와 전세 2000만원짜리 단칸방인 집을 정리하면 3000만원뿐이라는 게 사장 내외의 하소연이었다. 아울러 석연치 않은 이유로 포방터 시장을 떠나 제주도로 이전을 결심한 사연까지 담겼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돈가스집의 이전이 포방터 시장 상인회와 무관치 않다는 의혹이 일었고, 이를 확인하고자 포방터 시장을 찾아 상인 여럿의 말을 들었고, A씨는 ’야유회 찬조금’을 언급했다.

 

그는 “(방송 출연) 가게들이 얼마만큼 찬조한지는 알 수 없지만 돈가스집이 떠나간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며 “그간 돈가스집 사장 내외와 상인회 간 갈등이 있었고, 점점 커져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상인회가 요구했다는 찬조금 규모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나 여러 상인의 전언을 토대로 하면 1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작년 11월 방송 후 포방터 돈가스집을 찾는 대기 줄이 인근 주택가 골목까지 늘어서 이웃 주민의 끊임없는 민원을 받기도 했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민원 외 다른 사연으로 돈가스집이 포방터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었다. 

 

방송에서 이 프로그램의 MC인 요리 연구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시청자들은) 단순하게 ‘너무 손님이 많이 오니까, 주변 소음으로 민원이 많고, 그것을 못 견디고 죄송하게 생각하다가 도저히 안 돼서,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나가는 것’으로 알고 계신다”며 “그건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 외적인 것이 많다”며 “이것은 방송에서 얘기 못 한다”고 덧붙이고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울러 ”워낙 파장이 크다”고 했고, 이에 다른 MC인 방송인 김성주와 배우 정인선이 무슨 사연인지 궁금해하자 제작진은 “출연했던 네 가게에…”라고 말했다.

 

제작진의 전언은 음이 소거된 채 ‘삐’ 소리로 처리돼 그 사연이 전파를 타지 않았으나 김성주와 정인선은 크게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이에 백종원은 “나도 이 부부에게 가게를 옮기자고 한 결정적인 이유가 두 번째 이유 때문”이라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나도 처음엔 안 믿었다”며 ”(하지만) 자료가 다 있다”고도 했다. 나아가 ”민원만 해도 많이 힘들었지만, 이쪽 것이 더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 시장 내 돈가스 가게의 출입문에 영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안내문이 붙어있다.

 

A씨는 상인회에 대한 불만을 늘어놨다. 

 

그는 “제가 알기로는 현재 포방터의 가게들이 70~80곳이 있는데, 매달 상인회비로 1만원씩 걷어가고 부녀회에 가입하면 2만원씩 걷어간다”라며 “걷어가는 건 좋지만 회계 처리가 불투명해 어떻게 회비가 운영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인회비 운영을 둘러싼 비판은 지난 9월 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라인상에 확산된 글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이 글을 작성한 이는 포방터 시장 상인의 남자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었다.


A씨는 또 “포방터 시장이 정말 발전하길 바라는 상인회장이었으면 떠나가는 돈가스집 사장을 붙잡았어야 한다”며 “돈가스집이 떠나고 유동 인구가 확 줄었다”고 푸념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 시장 내 돈가스 가게가 사용했던 대기실 내부의 모습. 지난달 15일로 이 가게가 문을 닫음에 따라 현재는 공실 상태다.

 

실제로 이날 오후 과거 돈가스집이 시장 내 마련해 손님 대기실로 썼던 건물을 찾았는데, 인적 하나 없이 공실로 비어있었다.

 

포방터 시장 다른 상인 B씨는 지난 18일 방송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돈가스집 부부가 그렇게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그런데도) 상인회가 야유회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퍼져 시장 상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유회 협찬금 의혹을 확인하고자 포방터 시장 상인회장을 만나고자 그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인근 새마을금고를 찾아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새마을 금고 직원들은 “시장 관련 이유로는 이사장을 만날 수 없으며 그는 현재 금고에 상주해있지 않다”며 “시장 관련 이야기는 시장에 가서 얘기하시라”고 말했다. 

 

다만 이 상인회장은 지난 19일 아시아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돈가스집 사장 부부에게 10원 한장 받은 적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더불어 “오히려 돈가스집이 잘 되기 시작할 때 대기실 등 각종 편의를 봐줬다”고 영업 방해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돈가스집을 상대로 상인회비를 인상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일절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방송에서 백 대표의 언급에 대해 ”도대체 무슨 ‘파장’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돈가스집에 대해서는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이들로 인한 각종 소음 등 민원이 많아 그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돈가스집 사장 부부가 제주로 이사를 한다길래 걱정된다”고도 했다.

 

글·사진=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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