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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페루 청년의 위풍당당 희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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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19 18:24:28 수정 : 2019-12-19 21: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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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편견 깨고 의원 출사표 / 전 세계 향해 “인식 바꿀 것” 메시지

당당한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한 손에는 팸플릿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는 거침없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순간 머뭇거리는 사람들의 손을 덥석 잡는 모습이 시원시원하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20대 청년 국회의원 후보가 거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발달장애 일종인 다운증후군을 가진 27세 페루 청년 브라이언 러셀이 내년 1월 26일 치러지는 페루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발달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며 나선 러셀의 당찬 행보가 부패스캔들과 의회해산이라는 극단적 정치 혼란에 지친 페루 국민에게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세계다운증후군재단 측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발달장애인으로서 선출직에 출마하는 첫 사례일 것”이라며 “우리를 열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페루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브라이언 러셀.

러셀은 자신이야말로 부패로 골칫덩이가 된 페루 정치의 대안이라면서 “나는 깨끗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마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깨고 싶다”며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한 명의 독립적인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거운동에 한창인 러셀의 하루는 에너지가 넘친다. 러셀은 입에 펜이나 코르크를 물고 저음 목소리 내면서 매일 연설 연습을 하고 유권자들을 집집마다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앙헬라 바치예르.

발달장애를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리더의 자리에 도전한 청년은 러셀뿐이 아니다. 스페인의 앙헬라 바치예르는 2013년 30세 나이로 발달장애를 가진 스페인 최초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최근 청소년 환경운동의 리더로 떠오른 16세 그레타 툰베리도 발달장애 편견을 깨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툰베리는 발달장애 일종인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음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당하게 밝힌다. 이를 빌미로 ‘병든 소녀’라 깎아내리는 비판자들에게 툰베리는 “당신은 혐오주의자”라고 받아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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