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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부유층 중심 새 결혼 풍속도… ‘5장6기’ 대신 ‘손오공아’ 뜬다

입력 : 2019-11-04 19:40:19 수정 : 2019-11-04 22: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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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화 주민의식 설문결과 / 이불장·재봉기 등 전통 풍속 변화 / “직접 돈 주고 집 장만” 46% 증가세

북한의 부유층 사이에서 혼수품으로 ‘5장6기’ 대신 ‘손오공아’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탈북한 탈북민 116명을 대상으로 지난 8∼9월 설문조사한 ‘북한 사회변화와 주민의식’ 결과를 보면 최근 부유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혼수 풍속이 나타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살림집(가정집) 내구재 보유 현황은 TV(88.8%), CD플레이어(81%), 전기밥솥(69%), 이동전화(61.2%), 유선전화(56.9%), 자전거(52.6%), 냉장고(31%), 세탁기(18.1%), 오토바이(23.3%) 등 순이었다.

 

또 집 장만 방법으로는 자신이 돈을 주고 구매한다는 응답이 58.6%로 가장 많았고, 국가에서 배정(19%), 부모로부터 상속(14.7%), 직접 건축(5.2%), 친척·주변으로부터 양도(2.6%) 순으로 집계됐다. 처음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집 장만 시 국가에서 배정받는다는 응답이 28.6%, 자신이 돈을 주고 구매한다는 응답이 46%였던 것과 비교해 국가의 통제보다 사적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이 직접 구매한다는 응답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북한 평양의 미래과학자 거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의 혼수품은 5장6기로 불리는 이불장, 양복장, 장식장, 책장, 찬장과 TV수상기, 냉동기(냉장고), 세탁기, 재봉기, 선풍기, 녹음기 등이 전통적인 인기 품목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손오공아’(손전화기, 오토바이, 공부 뒷바라지, 아파트)로 선호가 변하고 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득 격차로 계층화가 점차 심화하는 등 경제변화로 인한 문화변동”이 일어났다며 “북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결혼 풍속도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2015년 이후 북한에 결식자가 거의 없다는 응답도 나왔다. 하루 식사를 몇회 했느냐는 질문에 87.9%는 ‘하루 세끼 이상’이라고 답했다. 주식으로는 ‘거의 입쌀’(백미)을 먹었다는 응답이 69%로 지난해 45.3%에 비해 크게 올랐다. 북한에서 고기 섭취를 얼마나 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6.6%가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고 답했다. 전년(33.7%)보다 12.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연구진은 “경제제재 국면이지만 지난해 대중 식료품 수입액이 증가해 식생활에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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