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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날개 달고 저소득·저신용층 금융장벽 허물어

입력 : 2019-10-22 20:47:14 수정 : 2019-10-22 2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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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금융 / ㉻ 소외받는 서민층에 주목 / 금융사들이 외면했던 소외계층 / 빅데이터·인공지능 기술 앞세워 / 중금리 간편대출 등 서비스 늘려 / P2P법 곧 법제화… 활성화 전망 / 서민 정책금융 자가진단·신청도 / 앱통해 비대면 서비스 확대 예정

아프리카에는 우리나라의 ‘계’와 비슷한 저축방식이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여러 명이 모여 매달 일정금액을 내고 그중 1명이 매달 모인 돈 전체를 가져가는 ‘톤틴’이라는 풍습이다. 예를 들어 10명이 한 달에 10달러를 내면 10명 중 한 명이 매달 마지막에 100달러를 가져가는 식이다. 10명 모두가 한 번씩 당첨될 때까지 저축은 계속된다. 세네갈의 금융서비스 플랫폼 마톤틴(MaTontine)은 톤틴과 대출을 결합한 서비스로 대출금 상환에 대한 위험도를 낮췄다. 대출자들은 자신이 저축금에 당첨됐을 때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 주요 고객층은 소액대출도 받기 힘든 하루에 5달러 미만을 버는 여성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사회적 금융이 핀테크(금융+기술)라는 날개를 달고 금융장벽을 허물고 있다.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저소득·저신용층이 스마트폰을 통해 간단히 대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며 금융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기존 대형 금융사들이 진출하지 않았던 틈새시장에서 핀테크 기업 등을 중심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이용한 사회적 금융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이 이뤄지는 개인 간(P2P) 금융은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렌딩클럽, 소파이 등은 대학생과 같이 금융이력이 부족해 대출을 받기 힘든 사람들의 신용위험을 자체모델로 평가해 투자자와 연결시켜 주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우리나라에는 이른바 P2P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P2P법’이 법제화를 앞두고 있다. 법제화가 되면 기관이 진입해 자금조달 창구가 넓어지면서 개인 중금리 대출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대출자 개개인에게 적정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렌딧이 있다. 개인이 가진 금융정보의 1년 트렌드를 분석해 개인화된 점수를 주는 식이다.

뱅크샐러드, 토스 등의 핀테크 기업은 개인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선보이며 최근 인기를 끌었다. 뱅크샐러드는 서비스 출시 8개월 만에 고객들의 신용점수를 총 368만7192점 올렸다고 지난 7월 밝혔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도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내놨다.

서민을 위한 정책금융 상품도 비대면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대출상품을 자가진단해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연내 선보인다. 앱에서는 상품 자가진단뿐 아니라 대출 신청도 가능할 전망이다.

수만원의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했던 해외송금도 핀테크와 만나면서 수수료가 대폭 낮아졌다.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인, 센트비 등의 핀테크 업체들은 풀링 등의 기술을 이용해 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췄다. 풀링은 개인이 보내는 송금을 모아 놨다 한 번에 보내 비용을 절감하는 기법이다.

금융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저개발국에서는 핀테크로 금융서비스의 문턱이 낮아져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인도의 핀테크 기업 푼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거의 없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의 디지털 지갑에 돈을 넣어뒀다가 현금이 필요하면 가까운 지역에 사는 앱 이용자를 만나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현금을 지급한 사용자는 그 금액만큼 자신의 계좌로 즉시 입금할 수 있고 수수료도 받는다.

케냐의 농업인 지원 기업 아폴로농업은 옥수수 농사를 짓는 소규모 농가에 금융지원을 해준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농가의 위치를 확인하고 위성 데이터를 신용평가 모델에 반영한다. 대출금 상환은 ‘모바일머니’를 통해 이뤄지며 농가는 옥수수 수확이 끝난 뒤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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