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화성 8차 윤씨, 이춘재와 반대인 사람… ‘억울하다’고 했다”

관련이슈 악의 연대기+

입력 : 2019-10-07 11:50:06 수정 : 2019-10-07 11:50:0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 세계일보 자료사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이 8차 사건도 저질렀다고 자백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8차 사건은 경찰이 모방범죄로 판명한 것으로 범인으로 지목됐던 윤모씨는 이미 19년 옥살이 끝에 모범수로 가석방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옥중에 있던 그를 인터뷰했던 한 기자는 “무기수였던 윤씨는 15년쯤 복역했을 당시에도 당당하게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했다. 당시 자백 전에 경찰의 구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윤씨는 이춘재와 정반대인 사람이다. 경찰은 그를 ‘이상한 또라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걔 만나지 마라. 이상한 또라이’라고 해... 윤씨, 무죄 주장”

 

신호철 전 시사인 기자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3년 5월,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복역 중이던 윤씨를 만났던 일화를 전했다. 기계 수리공이었던 신체장애인 윤씨는 1988년 9월 8차 사건 당시 22세였다.

 

신 기자는 “‘살인의 추억’ 개봉할 때라 당시 화성경찰서에 갔는데 경찰이 ‘걔(윤씨) 만나지 마라, 이상하다’ 그런 말을 해서 궁금해져서 면회를 가봤다”며 “‘어차피 무기 징역이고 공소 시효 끝난 것 중에서 혹시 당신 아는 거 없냐. 그리고 혹시 당신이 관여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꺼냈는데 자기는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8차 사건도 자기가 한 게 절대 아니라고 이렇게 탁 얘기를 해서, 너무 당당하게. 그래서 당황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윤씨는 이미 15년을 복역한 상태였다고도 했다.

 

 

윤씨가 경찰의 구타를 언급했다고도 알렸다. 신 기자는 “자기가 맞았다는 얘기는 했었다. 그때 수사 과정에서 (맞아서) 자백을 했다고 얘기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당했는지 물었는데 그걸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더라”며 “구구절절 다시 그때 상황을 묘사하기 싫다고 해서 그게 좀 아쉬웠다. 재판에서 왜 졌냐고 물었더니 ‘돈도 없고 백도 없는 놈이 하소연할 데가 어디 있겠나, 억울하다.’ 그렇게 얘기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춘재와 정반대였던 윤씨, 신뢰 얻기 어려웠을 듯”

 

신 기자는 윤씨의 성격이나 말투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으리라 추측했다. 그는 “윤씨가 말을 할 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어떤 선량하고 억울한 피해자의 그런 절박함으로 말이 전달되는 게 아니라 말하는 투가 약간 빈정거리듯이 툭툭 내뱉는 어투다. 듣는 사람의 설득력을 떨어트렸을 수 있다”며 “아마 이것 때문에 재판에서도 불리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춘재하고 너무 대비되는 것 같다. 이춘재는 ‘착한 아들이었다, 착하다’ 평판이 다 그렇지 않나. 그거와는 정반대되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 주변에서 ‘좋고 믿을 만한 사람이다’ 이런 평가를 받지는 못했겠구나 싶다”며 “경찰에 ‘어떻게 된 거냐. 수사해 봐야 되지 않냐?’ 이렇게 얘기했더니 경찰 쪽에서는 전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걔가 정말 이상한 또라이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면회 이후) 여러 번 전화가 왔는데 그때 반복적으로 대화하다 보면 이 사람이 굉장히 진정성 있게 자기 무죄를 주장했다”며 “그때 신변잡기적인 얘기도 많이 했다. 이분이 굉장히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한 진실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 덧붙였다.

 

◆경찰 “억울한 사건 바로잡을 것”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한 가정집에서 박모(13)양이 살해된 사건이다. 범행장소가 피해자의 집이라는 점과 화성사건의 전형적인 범행수법을 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적이 드문 야외에서 벌인 9건과 달라 경찰은 수사 당시부터 모방범죄로 분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뉴스1

 

한편 경찰은 8차 사건을 포함해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사건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만약 과거 잘못된 수사가 있다면 책임지고 바로잡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4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억울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린) 그런 사건이 있다면 사실 확인이 되는 순간 저희가 국민께 알릴 부분 알리고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