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일회용 컵 사용 규제 결과, 전국 1만 360곳 매장의 일회용컵 사용량이 2018년 7월 206톤에서 2019년 6월 51톤으로 무려 75% 감소했다.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도 크게 증가했다. 국내 카페 점유율 1위 스타벅스 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개인 텀블러 사용 건수가 1081만건에 달했다. 전년 대비 178% 가량 증가한 수치다. 텀블러뿐 아니라 스테인리스나 실리콘 등의 재질로 된 대안빨대,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장바구니 등 일회용품을 대체하는 친환경적인 제품의 사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필환경 바람에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주방생활용품을 소개한다.
국내 텀블러 시장은 매년 20%씩 증가해 2017년 기준 6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대표적인 주방생활용품 기업들의 텀블러 매출 증가가 눈에 띄고 있다. 48년 전통의 주방생활용품 기업 ㈜코멕스산업(코멕스)에 따르면, 2019년 텀블러 매출은 정부가 일회용 컵 사용 규제를 시작한 지난해 8월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필환경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텀블러 용량과 쓰임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덕분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텀블러 제품을 선보여왔던 코멕스의 2019년형 텀블러 제품들로는 ‘빅샷 텀블러’, ‘THE큰 텀블러’ 등 고급스러운 컬러와 모던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마련돼 있다. 코멕스의 모든 텀블러 제품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더블월 진공구조로 보온·보냉력이 탁월하다.
해양 생물의 호흡기에 꽂혀 치명적 위험을 초래하면서 해양 생태계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적됐던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스테인리스, 실리콘, 유리, 대나무 재질의 빨대도 인기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친환경 빨대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스테인리스 빨대 판매량은 전년 대비 9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볍고 튼튼한 스테인리스 빨대, 원하는 길이만큼 잘라 쓰면 되는 실리콘 빨대까지 세척이 가능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이른바 ‘대안빨대’가 주목 받고 있다.
클린켄틴의 ‘스테인리스&실리콘 빨대’는 스테인리스 소재로 제작된 친환경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빨대에 실리콘을 추가해 음료를 마실 때 금속의 감촉을 꺼리는 사람도 거슬림 없이 음용할 수 있으며 식기세척기로 세척도 가능해 관리도 편하다. 아이들을 위한 실리콘 소재 제품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썬라이즈의 ‘오투롤 실리콘 빨대’는 유연하기 때문에 구부리고 휘어서 케이스에 보관하기 간편하고 세척도 편리하다. 둘둘 말린 상태를 쭉 펴서 세척 가능하며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이 아이들이 씹어도 안전하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4월 본격적으로 시행된 일회용 비닐봉투 전면 사용금지 정책 이후 6월까지 장바구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했다. 강화된 비닐봉투 단속을 계기로 아예 장바구니 이용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 장바구니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 에코백과 돗자리와 비슷한 질감의 소재인 타포린백 판매도 증가했다.
수요가 늘면서 장바구니는 다양한 디자인과 가격대를 갖추는 추세다. 최근에는 가볍고 얇은 소재이거나 펼쳤을 때 일반 비닐봉지보다 크지만 접으면 한 손에 들어올 만큼 크기가 작아지는 포켓형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장바구니 사용 장려에 나서고 있다. 전통시장이 대량 장바구니 제작을 하기 어려운 실정을 파악한 이마트는 상생과 친환경 실천의 일환으로 자체 제작한 대여용 장바구니를 전통시장과 공유하는 '국민 장바구니 프로젝트'를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마트의 '대여용 부직포 장바구니'는 깔끔한 디자인에 튼튼한 내구성, 다양한 활용도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마트 매장에서뿐만 아니라 유치원 소풍, 지하철, 길거리 등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국민 장바구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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