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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캄캄” 축산농가들 초비상

입력 : 2019-09-17 18:33:24 수정 : 2019-09-17 18: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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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연천 등 접경지 ‘불똥 튈라’ 불안/ 갑작스러운 이동중지 명령에 전전긍긍
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살처분을 위한 대형 원형통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치사율이 100%라는데 눈앞이 캄캄합니다.”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인근 경기 김포, 연천 등 접경지역 축산농가들이 언제 불똥이 튈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17일 오전 ASF가 발생한 농장 주변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과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는 방역 안내문과 출입통제 바리케이드가 굳게 설치된 상태다. 가끔씩 긴급 투입된 소독 차량과 살처분 차량, 관계자들만이 오갈 뿐 한산했다.

이 농장 대표 채모씨는 “2~3일 전부터 돼지들이 사료를 잘 먹지 않다가 갑자기 3마리가 폐사했다”며 “이후 1마리가 추가로 폐사하고 어제 오후 6시30분쯤 1마리가 더 폐사해 총 5마리가 폐사해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채 대표는 폐사 원인에 대해 “수의사가 부검한 결과 비장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진 상태로 감염, 자가면역 질환, 림프종 따위의 조혈계 이상, 고열 등이 의심된다”며 “그 외 다른 소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병한 농장 인근 3km 내에는 다른 양돈사나 가축농가가 없어 직접적인 감염 등 우려는 덜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농장주 가족이 20㎞가량 떨어진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와 파평면 마산리 2곳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어 추가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이곳은 아직까지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17일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살처분 매립 준비를 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등 치명적이나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전 염되지는 않는다. 연합뉴스

파주 인근 지역인 김포시도 비상이 걸렸다. 김포에는 ASF가 발생한 파주 양돈농장과 불과 10∼20㎞ 떨어진 거리에 양돈농장 20곳이 있으며 돼지 3만6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시는 우선 농업기술센터 내 축산차량을 소독하는 거점소독소 1곳을 긴급 설치하고 관내 주요 경로에 통제소 2곳을 운영해 축산차량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김포시 대곶면 양돈 농장주 김모(48)씨는 “파주와 가까운 이곳으로 확산될까 불안하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초기에 나서 인근지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적극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천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천지역 양돈 농가들은 군청의 갑작스러운 이동중지 명령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 양돈농민 이모(53)씨는 “예방백신도 없고 걸렸다면 다 죽는다고 해 겁이 난다”며 “개인이 할 수 있는 뾰족한 예방대책이 별로 없어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북한과 인접한 파주, 김포, 연천 등 3개 시·군에는 경기도 전체 220만마리의 12%인 26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주=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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