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입니다.”
지난 22일 찾은 충북 제천시의 ‘한국수자원공사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가로 1m·세로 2m의 태양광 모듈 8640개가 빼곡하게 들어차 물 위에 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점유 면적이 3만7000㎡로 국제 규격의 축구장 5개를 합친 크기”라며 “설비용량(3MW) 기준으로 세계 15위이며, 연간 생산하는 전기(4301MWh)는 4000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과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국내외 태양광산업의 흐름과 수상태양광 현황을 소개했다.
수상태양광은 말 그대로 물 위에 지어진 태양광발전소다. 수면 위에 부력이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육상에서 쓰는 태양광 모듈을 올려 전기를 생산한다. 유휴 부지인 수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육상 태양광보다 그림자의 영향을 덜 받아 발전 효율도 10% 이상 높다.
청풍호 월악선착장에서 약 10분 정도 배를 타고 이동하자 84억원을 들여 만들었다는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사광은 심하지 않았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태양광 연구개발은 빛을 더 흡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반사광에 대한 오해는 태양광 발전의 기본원리와는 전혀 맞지 않다”고 했다. 실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측정한 반사율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의 반사율은 5% 수준으로 플라스틱 10%, 흰색페인트 70%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의 수상태양광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저수지 1% 면적에 설치할 수 있는 용량은 404GW에 달하는데, 이는 발전량 기준 약 521TWh(테라와트시)로 세계 6위 전기 사용국인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간 전기사용량(565TWh)에 육박한다. 한화큐셀 한국·동남아 사업부 유재열 상무는 “세계 저수지 수면의 1%에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단계적으로 건설된다면 현재 건설단가 기준으로 향후 500조원 이상의 세계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국내에서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경험을 쌓는다면 수상태양광은 한국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상무는 태양광사업에 대해 “해마다 15%씩 성장하는 시장은 찾기 힘들다”며 “산업적 측면에서 엄청난 국부 창출 기회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저수지, 담수호, 용배수로만 활용해도 약 6GW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은 과제로 남아 있다. 수상태양광 반대론자들은 전선의 일부에 납이 사용되고, 수명이 다한 모듈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중금속이 유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수질과 수생태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의 항목이 기준치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제천=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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