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촉발된 국내 일본 제품 불매, 일본 여행 안 가기 운동의 영향이 수치화 돼 나타나고 있다. 일본 지역경제에 타격이 감지되기 시작하자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국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포착된다.
지난 19일 NHK에 따르면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홋카이도를 찾는 한국 관광객 수가 줄자, 홋카이도 공무원들은 이날 신치토세 공항에서 한국발 여객기 총 12편 승객에게 기념품을 배부하는 환영행사를 가졌다.

NHK는 “홋카이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 관광객은 중국, 대만과 함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하지만 한일 관계 악화 이후 홋카이도와 한국을 연결하는 일부 노선에 운휴가 발표되면서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타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자체 관계자가 나서 공항에서 “홋카이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인사를 하는가 하면,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다가가 부채와 관광안내 책자, 멜론 젤리 등 기념품을 전달했다.
한 20대 한국인은 취재진에 “일본에 오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환영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한국인들의 ‘노 재팬(NO Japan)’ 캠페인 여파로 지난 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서 지난달 일본에 온 한국인 여행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한 56만1700명이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 여행자 수는 299만12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5.6% 증가한 가운데 한국인 여행자만 상대적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442만44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7월 방일 여행객 가운데 한국인의 감소폭은 ‘-7.6%’로 가장 컸다. 월간 단위 집계에서 가장 적은 수치다.
다만 일본을 찾는 중국인이 19.5%(7월, 105만명)나 늘면서 전체 방일 외국인 여행자 수는 증가해, 한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메웠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7월에는 (불매운동이 일기 전)사전 예약자들이 많아 한국인 여행자 감소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일본 불매 운동이 지속될 경우 8월 감소 폭은 두 자릿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신규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8월 70%, 9월 80% 각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일본 중앙 정부는 ‘한국 관광객이 감소해도 괜찮다’고 호언장담해왔지만, 한국인 관광객 수입이 주를 이뤘던 지방 정부들이 난색을 표하며 일본 내에서도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NHK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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