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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역설… ‘사교육 끝판왕’ 영재학교·과학고 뜬다

입력 : 2019-08-19 06:00:00 수정 : 2019-08-19 07: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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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학부모 4573명 설문 결과 / 서울 자사고 등 폐지… 선호도 급락 / 내년 평가 외고·국제고도 인기 ‘뚝’ / 전국 단위 자사고 풍선효과 누려 / 올 영재학교 경쟁률 15.32대1 기록 / “文 자사고 폐지정책 사교육 조장” / 지정취소 8개교 재판 23일 시작
전주 상산고등학교. 연합뉴스

 

올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나오면서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 과학고 등으로 학부모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중학생 학부모 4573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선호하는 고등학교를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보니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재학교는 전년도 같은 조사에서 선호도가 11.0%였는데 올해는 15.3%로 4.3% 늘었다. 고교 유형별로 볼 때 가장 높은 증가세다. 민사고·하나고·상산고 등 이번에 재지정을 통과한 전국단위 자사고는 19.7%에서 22.5%로 2.8%포인트 증가했다. 과학고도 11.5%에서 13.4%로 1.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이번에 지정이 취소되면서 소송에 들어간 서울지역 자사고 등 광역단위 자사고들은 선호도가 전년도 8월 10.3%에서 올해 3.1%로 7.2%포인트 급락했다. 내년도 재지정 평가대상 학교인 외국어고와 국제고도 선호도가 하락했다. 외고는 전년 17.7%에서 15.6%로 2.1%포인트, 국제고는 전년 6.8%에서 6.2%로 0.6%포인트 각각 줄었다.

 

자사고 재지정 후 상위권 고입전략 설명회 18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에서 한 입시업체 주최로 열린 ‘자사고 재지정 여파에 따른 상위권 학생 고교선택 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 등 참석자들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광역단위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안전지대인 영재학교·전국 자사고·과학고 등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재지정 취소된 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고교 입시 정책의 무풍지대가 된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영재학교 경쟁률은 2018학년도 14.01대 1에서 2019학년도 14.43대 1, 2020학년도 15.32대 1 등으로 상승세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과학고 경쟁률도 뛸 것으로 예상된다.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 과학고 등은 ‘상위 0.1%’ 학생들이 가는 고교 서열화의 최상층에 자리하는 학교다. 합격하려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른바 ‘속진’으로 불리는 선행학습이 필수적이다. 현실적으로 사교육 없이는 대비할 수가 없어 ‘사교육 끝판왕’으로 불린다. 최근 영재학교와 과학고 대비 학원에서 진행하는 입학설명회 등에는 초등생 학부모들이 더 몰리고 있다. 고교 서열화를 없애겠다고 추진 중인 현 정부의 자사고 정책이 되레 사교육을 더 조장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오는 23일부터 서울행정법원에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관련 재판이 시작된다. 해당 소송을 낸 8개 고교는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다.

 

 

배재고·세화고는 23일 오전에, 중앙·이대부고는 23일 오후에 첫 심문기일이 열린다. 숭문·신일고는 26일 오후, 경희·한대부고는 27일 오전에 첫 심문이 진행된다. 가처분신청 결과는 심문이 마무리되고 통상 일주일 이내로 나온다.

 

법원이 자사고 측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내년에도 자사고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반대로 기각되면 교육청 결정대로 이들 학교는 내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유지혜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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