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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안에 달러 사재기 조짐… 금·은값도 ‘천정부지’

입력 : 2019-08-11 20:45:00 수정 : 2019-08-11 21: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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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안전자산에 몰려 / 日 2차보복·美中 관세전쟁에 / 5대市銀 달러예금잔액 급증 / 8월 2∼8일까지 1조원 육박 / 금값 6거래일째 최고가 행진 / 銀도 한달사이 17%이상 급등 / “이미 많이 올라 투자유의 필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치는 등 대내외 악재로 시장 불안감이 이어지자 다시금 달러 ‘사재기’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에선 원화 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달러가 안전자산이자 투자처로 더욱 각광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금값에 덩달아 은값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롤러코스터(급등락) 행보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일본의 2차 보복과 미·중 관세전쟁이 맞물리면서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31일 달러당 1183.1원에서 ‘블랙 먼데이’라 불린 5일 1215.3원으로 단기 급등했다. 이후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단기 고점 인식에 따라 9일에는 1207.6원까지 내렸다.

주요 5개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던 시기인 지난달 31일에서 8월 2일 사이엔 13억5500만달러(1조6128억6900만원) 감소했다가 이달 2∼8일엔 8억2400만달러(9974억5200만원) 증가했다. 한동안 하향 안정화했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전 고점을 돌파하자 달러를 보유했던 투자자들이 환차익 실현에 나섰다가 환율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 추격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원·달러 환율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달러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상승 압력이 더 켜져 상황에 따라선 원화가 달러당 1250원 가까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박스권에서 움직이겠지만, 다른 악재가 터질 경우 금세 튀어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1245원까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KRX금시장의 1g당 금값은 5만9550원(1돈당 22만3313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지난 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금값 상승에 맞물려 금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3월 34억5000만원에서 4월 87억7300만원, 5월 171억9600만원으로 매달 배 이상 급증했다. 6월 89억1200만원, 7월 73억6900만원으로 최근 들어 판매액이 다소 감소했지만 연초 판매액에 비춰 볼 때 여전히 높은 금액을 유지하고 있다.

금과 함께 은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금거래소의 은 한 돈 가격은 지난달 1일 2330원에서 이달 9일 2740원으로 한달여 사이 17.6% 급등했다. 실버바의 판매는 골드바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6∼7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자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고재필 하나은행 클럽1 PB센터 PB부장은 “가격 흐름을 보면 금이 뜨고 나서 은이 나중에 뜨는데 투자하기엔 변동성이 큰 금속”이라며 “은을 안전자산으로 볼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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