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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시대, 교사의 역할은?…“지식 아닌 지혜 전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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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09 13:55:39 수정 : 2019-09-10 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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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미래16] 황당한 질문 강조하는 폴 킴 교수

“질문이 없을 때는 배움도, 변화도, 혁신도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하늘은 왜 파래요?’ 같은 황당한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아주 가치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고요. 기업이든 교실이든 어디서든지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그 답을 찾아나갈 때 혁신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탠퍼드대 폴 킴 교수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의 ‘나우미래’ 영상 시리즈 16회 주인공인 스탠퍼드대 폴 킴(49·사진) 교수는 이 같이 강조했다. 18년째 스탠퍼드에 재직 중이라는 킴 교수는 현재 이 대학 교육대학원 부학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적인 교육공학자로 꼽히는 그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험하고, 또 해외 국가들에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와 우리의 미래, 지금(Now) 그리고 미래’라는 뜻의 나우미래는 교육부 미래교육위가 지난 5월부터 유튜브 채널 교육부TV에 순차적으로 올리고 있는 영상 시리즈다. 미래교육위는 위원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맞이할 미래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 꿈과 희망 등을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유튜브에서 ‘교육부 나우미래’를 검색하면 재생목록을 볼 수 있다.

 

◆초·중·고 성적 하위 1%가 美 교육자의 길로

 

킴 교수는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그는 “믿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초·중·고 내내 (성적이) 하위 1%였다”며 “공부를 되게 못한다는 열등의식도 있었고,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시험에 안 나왔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았고, 학교도 가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킴 교수는 “오히려 집에서 무언가를 열어보고 뜯어보고 하면서 과학 쪽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킴 교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아버지였다. 그는 “아버지는 기계가 고장 나도 나를 별로 혼내지 않으셨고, 자율적으로 탐구하고 관심 갖는 것을 찾는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셨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더 좋은 교육 방식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킴 교수는 아버지가 신문 스크랩을 해놓은 것들을 보면서 다른 체제와 사회 경험을 꿈꿨고, 고교 졸업 이후 유학을 가게 됐다.

 

 

 

 

미국 유학에서 그는 뜻밖에 ‘교육’에 대한 의지를 품게 됐다. 킴 교수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영어를 너무 못해서 음악 수업 시간에 5장짜리 에세이를 쓰지 못하고 한 줄만 써서 냈다”며 “당시 음악 교수가 ‘그럼 한국어로 써 오라’고 해서 써 갔더니 사전을 가져와서 단어 하나 하나를 설명해달라고 하고, 한 시간을 듣고난 뒤 ‘이건 영어 수업이 아니라 음악 수업’이라면서 A를 줬다”고 털어놨다.

 

킴 교수는 당시 ‘아, 저 분이 진정한 교육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 수업이 나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줬고, ‘교육자로서 코칭이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할 때 그때를 항상 생각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교육은 학생 스스로 문제 풀 기회 주는 것”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과 관련해 킴 교수는 “한국에서도 4C(Communication(의사 소통)·Collaboration(공동 작업)·Creativity(창의성)·Critical thinking(비판적 사고))가 융합된 교육을 시도하고 있는데 부모들의 반대가 상당하다고 들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나오는 건지, 그걸로 아이가 서울대 가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는데 그런 문화에서는 다양성이 제한되고 혁신이 없다”고 꼬집었다.

 

킴 교수가 생각하는 교육의 방향은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해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게 하는 것’이다. 그는 “학생 하나 하나가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관심 분야가 다른데, 똑같은 학습 방식으로 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특히 AI가 도래하는 21세기에는 교사들이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지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킴 교수는 “아이들이 어떻게 보면 황당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런 질문들이 가치 있고, 기계가 대답할 수 없고, 특허로 이어지고, 혁신을 만드는 것”이라며 자신이 만든 SMILE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어린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다른 아이들과 이를 공유하고 논의하며 풀어보는 활동이다.

 

이어 킴 교수는 “아이들이 마음대로 질문할 수 있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체험하는 쪽으로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아이들 하나 하나의 특수성을 이끌어내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다는 걸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기주도형 학생이 많아지면 한국에도 실리콘밸리 같은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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