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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 후 악화한 한일관계, 청소년 교류까지 영향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입력 : 2019-08-01 13:30:12 수정 : 2019-08-01 18: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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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후 악화한 한일관계가 청소년 교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국 지자체가 일본 학생들의 한국 방문을 취소하자 일본 현(우리나라 시군구에 해당) 지사는 “국민 간의 교류는 지속해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한국과의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과 국제교류사업이 중단됐다'고 보도한 일본 공영 NHK 방송화면.

◆전남도 교육청 “일본 학부모들이 자녀들 한국 방문 우려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서 전라남도 교육청은 산하기관과 각 학교에 일본 출장과 현장체험학습 자제를 권고했다.

 

도 교육청의 권고에 따라 올해 일본 방문을 계획한 ‘청소년 미래도전 국외 활동’ 6개 팀이 현지 활동을 취소했으며 6개 학교는 2학기에 예정된 일본 수학여행을 취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측 학부모들이 최근 한국 사회의 일본 불매운동을 우려하며 안전에 관해 물었고, 이에 도 교육청은 "그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해 이번 교류는 다음으로 연기할 것"을 고치현 측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자세한 속사정을 몰랐던 일본 언론이 ‘학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표현을 써 마치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한 우리 국민들이 애꿎은 일본 청소년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인식을 전달해 반한 감정을 자극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서는 한국을 비판하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댓글에는 극단적인 주장을 시작으로 “피해가 우려된다” 등 댓글이 수백 건에 달했다.

마사나오 오자키 고치현 지사는 악화한 한일 관계 회복은 “정부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라며 “양국의 민간 교류는 지속해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NHK방송화면 캡처

◆日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배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매우 유감이다”

 

일본 고치현의 고치국제중학교 학생들은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자매도시인 한국 전라남도 연수를 계획했다.

연수는 한국 ‘전라남도 국제 교육원’이 주최한 것으로 일본 학생들은 우리 학생 50여 명과 합숙하며 영어로 소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남도는 24일 사업 중지를 일본 고치현 측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 고치국제중학교 교감은 “학생들이 기대하고 있었다”며 “(일본 중학생들이 방한해) 한국 문화를 배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연수가 취소돼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사나오 오자키 고치현 지사도 29일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악화한 한일 관계를 두고 “정부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라며 “주장할 건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양국의 민간 교류는 지속해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맞서 우리 시민들은 생활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자영업자들은 매출 손실을 감수하면서 불매운동을 펼치지만 이를 폭력과 연관 지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

 

또 일본 현지에 반한 감정이 격화해 ‘무고한 일본인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급기야 ‘한국과 단교’를 주장하는 등 악화한 관계에 기름을 부은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일고 여기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일본인들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는 건 아니다.

 

“일본 학생들의 안전을 100% 보장하기 어렵다”는 말이 한국을 방문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일본 청소년들에게 적지 않은 아쉬움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나아가 일본 시민 전체에 반한 감정을 부추긴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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