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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차 36% 美서 생산… 불매 땐 누가 피해?

, 日 '경제 보복'

입력 : 2019-07-29 18:54:35 수정 : 2019-07-30 07: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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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감정 고조로 수입규모 줄어 / 美공장 가동률·실적 등에 영향 / 재선 노리는 트럼프 대응 주목

지난 10년간 국내에 판매된 ‘일본 자동차’ 중 약 40%는 미국, 영국, 멕시코 등 ‘일본 외’ 지역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은 미국산이었다. 최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고가 제품이라는 특성상 불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던 일각의 관측과 달리 일본차 수입 규모가 줄고 있다. 일본 차 불매 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한국닛산, 혼다코리아 등 3개 법인이 진출해 각각 토요타와 렉서스, 닛산과 인피니티, 혼다 등 5개 브랜드로 영업 중이다. 일본 차 3사가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10년여간 국내에 판매한 차는 총 30만3666대로 집계됐다. 이를 생산 지역별로 보면 일본이 62.0%(18만8061대), 미국 36.2%(10만9832대), 영국 1.8%(5411대), 멕시코 0.1%(356대) 순이다. 일본 차 호적을 따져본다면 10대 중 4대는 원산지가 ‘미국산(Made in USA)’인 일본 차인 셈이다.

 

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져도 교역상으론 일본의 한국 수출 통계에 잡힌다. 미국 입장에선 자국 내 공장 가동률, 실적 등에 악영향을 준다. 2020년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동차·철강공업 지역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는 ‘팜 벨트(농업지대)’와 함께 핵심 지지층이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줬던 곳이다. 지난해 미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관철하고 한국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 때 우리 정부를 내놓고 압박한 것도 러스트벨트 표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였다.

미·일 양국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일본만 해도 연간 생산이 1000만대인데 한국 수출은 3만대 남짓이다. 하지만 일본차 불매가 본격화하면 양국 지도자 모두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 차 한국법인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통관 기준 일본 차 수입액은 46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2.3% 급감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일본 차 수입은 6억4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나홀로 24.8% 증가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렸다.

2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수협사거리에서 인천 시민들이 일본자동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다음 달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 올 하반기에는 국내의 일본 차 판매가 반토막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민들 입장에선 일본 차는 미국산이든 일본산이든 일본 차일 뿐”이라며 “사태가 악화하면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압박하는 양수겸장 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원인은 제쳐놓고 한국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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