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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병 근무이탈, 허위자수… 軍 기강해이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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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14 23:33:11 수정 : 2019-07-14 23: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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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발견된 거동수상자는 부대 내 초소에서 근무하던 초병으로 드러났다. 이 병사는 경계근무를 서던 중 “음료수를 사 오겠다”면서 자판기가 설치된 인근 생활관 건물에 다녀오다가 병기탄약고 초소 경계병에게 발견되자 암구호 확인에 응하지 않고 달아났다. 초병이 야간에 멋대로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다.

군의 대응은 더 한심했다. 거동수상자의 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서둘러 결론을 내렸다. 이틀 뒤 부대 소속 병사가 “내가 한 일”이라고 자수했지만 진범이 아니었다. 부대 상황실의 영관급 장교가 사건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허위 자수를 지시했다고 한다.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으로 경계 실패와 축소·은폐 의혹을 받아온 군이 이번엔 허위 자수자까지 내세워 사건을 조작한 것이다. 군 기강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게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의 모습일 수는 없다.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 사건에서도 군 기강 해이가 총체적으로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샀다. 군은 목선이 삼척항에 들어올 때까지 까맣게 몰랐다. 어선이 항구에 계획적으로 입항했지만 국방부 발표에서 ‘입항’은 ‘표류’로, ‘삼척항’은 ‘삼척항 인근’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해상·해양 경계작전은 정상 시행됐고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참석한 대책회의가 열리고 난 후의 일이었다. 조직적 은폐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것은 군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진실을 조작하는 이런 군을 어떻게 믿겠는가.

허위 자수를 지시한 장교는 병사들을 모아놓고 “누가 자수해주면 상황이 종료되고 편하게 될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이 자신의 승진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아 병사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안보 문제를 놓고 거짓과 조작을 일삼는 군의 행태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이번 사건에서처럼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군인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군이 편하게 지내려고만 하면 국가와 국민은 위험에 처한다. 정부는 이번 경계 실패와 사건 조작의 진상을 철저히 가려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 차제에 군의 환부를 도려내고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군이 살고, 국가안보를 확립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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