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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함께 개발하자”… 1년 프로젝트 3개월 만에 해내다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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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03 01:00:00 수정 : 2019-07-02 23: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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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 제작부터 정상 납품까지 5개월 / 2018년 갤A7에 첫 장착… 자신감도 ‘쑥’ / 더 진화된 트리플 카메라 갤S10+ 탑재 / 연간 100억 R&D에 투입 신기술 개발 / 차량용 카메라·2차 전지로 영역 확장 / “임직원 교육으로 역량 강화… 혁신의 힘”

지난달 말 찾아간 충북 청주시 오창산업단지에 있는 ‘파워로직스’ 본사.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를 개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10플러스 등에 납품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중견기업이다. 인원은 중국과 베트남 현지법인 포함 2500여명, 지난해 연간 매출은 754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협력회사인 파워로직스가 트리플 카메라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이다. 1년 프로젝트로 트리플 카메라를 개발하려고 자체 구상 중이었으나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통해 양사가 함께 개발하기로 하고 개발·양산 목표 기간을 ‘3개월’로 줄였다. 외국의 한 업체가 지난해 상반기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제품을 내놓자 삼성전자도 재빨리 대응에 나선 것이다.

 

첫 번째 과제는 생산 장비의 사양을 어떻게 설정할지 결정하는 일이었다. 시험 장비를 갖추고 시제품을 만들기까지 1개월이 걸렸고, 이후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1개월을 쏟아부었다. 7월 말 양산 장비를 도입해 실제로 제품을 생산한 뒤 낙하 테스트 등 15개 항목에 걸쳐 신뢰성 검사를 반복했다. 카메라 1개와 달리 3개를 한꺼번에 생산하는 일이라 문제점이 많이 발견됐다. 카메라 3개의 기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 오창산업단지에 있는 파워로직스 본사 공장에서 라인 관리자가 트리플 카메라 중요검사 공정이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8월 중순이 돼서야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출 수 있었다. 이후 삼성전자와 파워로직스 엔지니어 200여명이 베트남 공장으로 가서 9월 중순 양산 장비 설치를 마무리했다. 이후 2주 동안 100항목 정도의 검사를 반복하며 양산 안정화 작업을 했고, 마침내 10월 정상 납품을 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초 트리플 카메라는 ‘심도 카메라 500백만화소(F2.2)+후면 카메라 2500만화소(F1.7)+123도 초광각 카메라 800만화소’로 구성돼 갤럭시A7에 처음 장착됐다.

최전환 파워로직스 개발담당 상무.

최전환 파워로직스 개발담당 상무는 “처음 개발 일정(3개월)을 받았을 때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삼성전자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며 “성공하고 나니 어떤 신규 카메라 기술 개발도 할 수 있겠다는 자부심을 임직원 모두가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A7이 출시됐을 때 하이마트 같은 가전 양판점에 가족을 데리고 가 내가 만든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며 뿌듯해했다.

 

트리플 카메라는 3개의 모듈이 통합돼 더 나은 성능의 카메라 기능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3개 모듈 조합의 정합성이 중요하고, 모듈 간 기준 통일을 위해 데이터 보정작업 등이 필수다. 또 싱글 카메라는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 정도인 30㎛(마이크로미터) 수준에서 관리했다면, 트리플 카메라는 10㎛ 수준에서 관리해야 제 성능을 내기 때문에 기존보다 관리도 3배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파워로직스는 자동화 라인 구축을 통해 제품 생산 시간을 40% 가까이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또 2015년부터 삼성전자로부터 주 1회 내부 공정에 대한 모니터링과 이물질 발생 근본 요인 분석 및 개선 아이템 도출 등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난해 공정 불량률을 80% 이상 줄이는 등 품질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7에 처음 트리플 카메라를 선보인 이후 최신 기종인 갤럭시S10, 갤럭시S10플러스, 갤럭시A50 등에도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하고 있다. 갤럭시S10플러스에는 16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1200만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화소 망원 카메라가 조합된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비중은 올해 말 15%, 내년 말 35%, 2021년 말 50%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갤럭시S10 플러스에 탑재된 파워로직스의 트리플 카메라.

강성종 파워로직스 영업담당 상무는 “일반인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세서의 성능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카메라는 누구나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차이점을 알 수 있게 된다”며 “스마트폰의 전체적인 성능도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카메라의 성능은 소비자가 카메라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핵심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R&D에만 연간 100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파워로직스는 휴대전화용 카메라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장치용 카메라, 생체인식용 카메라, 터치스크린 카메라 등도 개발·생산하며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휴대전화·노트북·태블릿PC·전동공구용 2차 전지의 과방전·과충전 방지 기능을 가진 보호회로, 전기자동차·전기스쿠터·전기자전거 등에 사용되는 대용량 2차 전지 배터리팩의 관리 시스템, 휴대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자전거용 배터리팩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임직원 역량 향상에 힘쓰고 있다. 베트남 법인 직원들의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현지 엔지니어들을 한국 본사로 불러들여 3개월 코스로 연수를 시키고 있다. 또 본사 임직원은 누구든 베트남 출장을 가면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도록 의무화했다. 출장 전 교육자료를 사전에 반드시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강 상무는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청주=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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