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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아동 영상 규제한다는데… 국내 개인 유튜버 1위는 ‘키즈’

입력 : 2019-06-16 14:48:16 수정 : 2019-06-16 14: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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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다!”

 

한 꼬마 아이가 엄마와 함께 짜장 라면을 먹다 키즈카페로 향한다. 라면을 먼저 다 먹은 엄마가 “아직 배고프다”고 아쉬워해 아이가 직접 장난감으로 요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아이는 카페에서 과일 모양의 장난감을 담아 장을 보고 요리하는 놀이를 시작했다. 놀이를 마치자 엄마에게 요리가 전해졌고 엄마가 “덕분에 배부르다”고 칭찬하면서 마무리된다.

 

구독자 35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신서은(5)양의 채널 ‘서은이야기’ 영상. 유튜브 캡처

지난해 올라온 이 영상은 구독자 35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신서은(5)양의 채널 ‘서은이야기’에 올라온 것이다. 이 영상은 무려 40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서은양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음식을 먹는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유튜브에 공유한다.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지만 서은양의 귀여운 모습과 장난감 소개에 국내외 아이부터 성인까지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서은양의 부모는 영상에 대해 “애정결핍 현상을 보인 서은이를 더 잘 키우고 더 잘 놀아주기 위한 노력이다”라며 “서은이가 커가는 걸 지켜봐 달라”고 채널을 소개했다.

 

키즈 유튜버 보람(6)양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는 이미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했다. 보람양의 일상을 담은 ‘보람튜브 브이로그’와 보람양이 장난감을 소개하는 ‘보람튜브 토이리뷰’ 채널의 구독자 수는 2700만명을 넘는다. 지난해 보람양이 아빠와 음식을 해먹는 6분 분량의 영상은 3억40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보람튜브’의 두 채널 구독자를 합치면 국내 개인 유튜버 중 1위다. 사이트는 ‘보람튜브 토이리뷰’ 채널의 월 최고수입을 140만 달러(한화 16억5000만원)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역모델 나하은양의 댄스 영상을 담은 ‘어썸하은’, 먹방(먹는 방송)을 하는 ‘띠예’ 등 국내 키즈 유튜브 채널은 최근 전성기를 맞아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까지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개인 유튜버 중 구독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보람튜브. 유튜브 캡처

◆ 국내 키즈 콘텐츠 인기 높은 이유는···또래 어린이 이용자들 취향 저격

 

15일 개인방송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국내 키즈 유튜버의 폭발적인 인기 요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가 꼽힌다. 첫 번째로 아이들이 만드는 영상은 언어의 국경을 뛰어넘는다는 분석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영상은 언어보다 행동의 비중이 커 해외 유튜버 유입이 쉽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반복재생이 많아 영상마다 조회수가 높다는 것이다. 키즈 콘텐츠의 주 시청층은 아이들인데 매번 다른 영상을 보는 성인과 달리 한 영상을 반복해서 보는 성향이 짙다는 것이다. 광고도 스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 콘텐츠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한다.

 

세 번째로 국내 장난감 산업의 발달을 들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유튜브 인기가 비교적 낮고, 장난감 산업이 발전한 한국과 미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장난감 소개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는 조회 수에 따른 광고 등을 기준으로 유튜브가 45%, 유튜버가 55%로 수익을 배분하는 데 키즈 콘텐츠는 광고 스킵을 하는 경우가 적고 해외 유입이 많아 유튜브 수익이 높다”며 “이미 국내에는 많은 유명 키즈 유튜버들이 등장해 국내 콘텐츠 랭킹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14세 미만 단독 라이브 방송 제한 등 아동 영상 규제 방침에 키즈 유튜버들 긴장

 

소위 키즈 유튜버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유튜브가 발표한 ‘미성년자 콘텐츠 관리정책’은 키즈 유튜버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7일 14세 미만 유튜버를 보호하기 위해 △라이브 기능 제한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영상의 댓글 사용 중지 △위험수위 영상 추천 제한 등 관리정책을 발표했다. 14세 미만 유튜버들은 향후 단독 라이브방송이 제한될 예정이고, 미성년자 영상의 댓글은 지난 2월부터 사라진 상태다.

 

유튜브의 이번 정책은 해외에서 미성년자 유튜버 관련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도입됐다. 지난 3월 유명 키즈 콘텐츠 채널을 운영한 미국의 한 여성은 유튜브 영상을 촬영할 때 아이들이 제대로 연기를 못할 경우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다른 해외 유튜버는 유튜브가 소아성애자들이 미성년자들의 선정적인 모습을 공유하는 창구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사용자들은 미성년자가 등장한 영상에서 성적 행위가 연상되는 장면이 등장하는 시간을 댓글로 남겨 서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측은 “2019년 1분기에 유튜브 아동 안전정책을 위반한 영상을 80만개 이상 삭제했다”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유튜브는 미성년자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 미성년자에게 위험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조장하는 행위, 악용 가능성이 있는 방식으로 동영상을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엄격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 “실시간 방송 제한은 영향 적겠지만 댓글 제한은 성장 저해할 것”

 

전문가들은 국내 키즈 유튜버들이 실시간 방송을 많이 하지 않아 라이브 방송 제한은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거라 전망하면서도 댓글 제한 정책은 구독자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방송분석연구소 배철순 소장은 “유튜브에서 댓글은 유튜버와 구독자간 소통 역할을 해 댓글 차단은 채널 성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실제 한 키즈 콘텐츠의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구독자 증가량과 (댓글 정책 시행 후) 2월부터 6월까지 구독자 증가량을 살펴본 결과 성장률이 저하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키즈 유튜버를 규제하는 정책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며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이기 때문에 유튜버 개인의 창작성을 고려하기보다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유튜브의 댓글 제한 정책이 부모 입장에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수 키즈 유튜버를 보유한 대형 MCN 업체 관계자는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은 영상을 혼자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키즈 콘텐츠의 경우 사용자들이 아이들에 대해 공격하는 댓글을 많이 달아 부모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키즈 유튜버 부모 사이에서는 댓글 차단 정책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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