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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기능인 될 수 있어… 한 번쯤은 ‘올인’해봐야”

, 나우미래

입력 : 2019-06-11 21:38:55 수정 : 2019-06-11 21: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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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미래②] 한옥의 세계화를 꿈꾸는 김승직씨

“온 세상은 다 기능직인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기능을 특화시켜서 자기를 어필할 수 있고, 노력을 하면 최고가 될 수도 있잖아요.”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의 ‘나우미래’ 영상 시리즈 2회 주인공인 문화재 대목수 김승직(36·사진)씨는 이같이 강조했다. 김씨는 15년째 한옥을 짓고 있는 ‘한옥 장인(베테랑)’이다.

‘나와 우리의 미래, 지금(Now) 그리고 미래’라는 뜻의 나우미래는 교육부 미래교육위가 지난달부터 유튜브 채널 교육부TV에 순차적으로 올리고 있는 영상 시리즈다. 미래교육위는 위원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영상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맞이할 미래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 꿈과 희망 등을 같이 생각해보자고 강조한다. 유튜브에 ‘교육부 나우미래’를 검색하면 재생목록을 볼 수 있다.

 

◆아버지 권유로 시작… 3D 설계 도입하기도

 

김씨는 아버지의 권유로 기능인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기능을 배우는 것이 어떻겠느냐, 앞으론 기능인이 행복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셨다”며 “처음에는 직업학교가 문제아들이 가는 덴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고 전했다. 그는 “기초부터 고급 과정까지 ‘레벨업’을 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에게 기능인의 삶은 녹록지만은 않았다. 김씨는 “20살 때부터 현장을 나갔는데 막노동이나 대목을 따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24살 때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대목수 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고, 대패 등 필요한 연장을 마련하기 위해 대장간을 찾아가 청소를 해주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연장을 얻은 뒤엔 전국의 유명 목수들을 찾아가 조금씩 일을 배우기도 했다.

김씨는 이후 국내 최초로 한옥 설계에 3D 설계를 도입했다. 그는 “대목은 지금으로 치면 건축 설계자”라며 “한옥이 특정 위치에 부품을 끼워야 하는 방식이다 보니 3차원 그림이 있어야 남들이 쉽게 이해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든 3D 도면 몇 개를 건네주면 다들 좋아하더라”며 “저도 탄력을 받아서 사람들한테 더 가르쳐 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옥의 대중화’가 꿈이라는 김씨는 “일반인들도 한옥을 쉽고 편하게 느끼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교육환경 바뀌어야… 모든 기능은 똑같다”

 

김씨는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기능인, 나아가 장인을 길러내려면 교육제도부터 손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능을 배우는 고등학교들에선 뭘 하고 싶어도 많이 못한다”며 “다칠까봐 위험해서 못하고, 재료값이 너무 비싸서 많이 사다 놓지를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위험 소재가 있으면 안전 교육을 먼저 한 뒤에 기술 교육을 하면 좋겠다”며 “환경을 잘 만들어서 학생들이 교육을 잘 받으면 저보다 훌륭한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기능인이나 기능대회라는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김씨는 “단어를 조금 바꾸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서 따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데 아직 그 단어를 생각을 못 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GDP가 3만 달러를 넘을 때부터 손으로 만드는 직업이 베스트 10에 들어간다고 들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씨는 한옥의 대중화를 넘어 세계화가 목표라고 한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이 해외에 더 나가서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엔 막막하고 두려웠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과정 없이는 아마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조금 특출한 능력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한 번쯤은 인생을 올인해 봐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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