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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축내는 데는 좌파와 우파를 가르지 않는다”

입력 : 2019-06-05 06:00:00 수정 : 2019-06-04 2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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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들 산적한데 공전 장기화 / 등원 조건 놓고 힘겨루기 계속 / 靑 ‘5당 대표·황 단독회동’ 제안 / 한국당 “교섭단체 3당 대표만”

“세금 축내는 데는 좌파와 우파를 가르지 않는다.”

강(强) 대 강(强) 대치 속에 국회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여야 의원들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 중 하나다. 국회 장기 공전이 이어지면서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을 안 하는데 왜 월급을 주느냐”는 성토마저 나온다. 장외로 나간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모두 ‘일 안 하는 국회’를 만든 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4일에도 국회 등원 조건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며 반목을 거듭했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대한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데 가능성을 열어두면 민주당은 모든 것을 받겠다”고 새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그간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에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을 ‘합의처리 한다’고 명시할지,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고 할지 등 문구 조정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이 주장하는) ‘합의처리’는 패스트트랙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문구를 대안으로 거론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회 정상화 방안 논의를 위한 ‘호프 타임’ 회동에서 건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당으로부터의 연락은) 전혀 없었다”며 “저한테 제안을 해야지 왜 언론에 하느냐. 진정성이 없어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과연 정상적인 국회가 될 수 있겠나”라며 “(국민이 원하는) 민생 국회가 될지, 청와대 심부름센터가 될지, 총선 국회가 될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추경)만 해도 재난추경을 제외한 예산은 내년 총선을 위한 현금살포성 복지예산”이라며 “국회 문이 열리는 즉시 국민의 혈세가 쏟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쌓여있는 법안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여야의 강(强) 대 강(强) 대치가 이어지면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 복도에는 심의를 기다리는 법안들이 쌓여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해 청와대까지 나섰지만 물꼬는 트이지 않았다.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 후 대통령이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따로 만나는 방안을 한국당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5당이 아니라 원내 교섭단체인 3당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청와대에 수정 제안을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의미 있는 다당은 교섭단체가 아니겠나”라며 “3당 교섭단체 대표와 회동을 하고 그 다음 한국당 대표와 일대일 면담을 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청와대 강 수석은) 5당 대표가 아니라 4당 대표 회담을 이야기했다”며 “4당이 만나 국회가 열리도록 압력을 넣자는 취지의 얘기를 해서 (나는 이를 거부하고) 한국당을 끌어들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안 없이 반대만을 외치고 밖으로 나도는 제1야당이나 야당의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여당 모두 국회 파행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제1야당이라면 협조도 하고 비판도 해야 하는데 한국당은 무조건 비난하는 자세로 일관하는 게 큰 문제”라며 “민주당도 대야 접촉에서 청와대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한 뒤 야당과 타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현미·장혜진·곽은산 기자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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