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폭행당한 트랜스젠더, 결국 총 맞아 숨진 채 발견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접촉사고 시비 끝에 군중에게 집단 폭행당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던 트랜스젠더(성전환) 흑인 여성 뮬레이시아 부커가 지난달 20일 댈러스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성소수자로서 겪은 수모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미 언론은 부커가 지난 18일 새벽 댈러스의 한 거리에서 총에 맞은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댈러스=AP연합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에서 군중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던 트랜스젠더(성전환) 여성이 거리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CNN·폭스뉴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초 이번 사건은 지난달 12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 시비 끝에 일어났다.

뮬레이시아 부커(23)라는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이 차를 후진하다 접촉사고를 내자 피해 차량의 차주가 따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차에 끼친 피해를 물어내라며 남성 운전자가 부커를 밀쳐 넘어뜨리자 주변에 있던 다른 남성까지 몰려와 발로 짓밟는 등 집단 구타했다.

그 과정에서 트랜스젠더와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부커가 군중에 얻어맞자 한 시민이 차주에게 200달러를 줄 테니 폭행을 멈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커는 당시 뇌진탕과 손목 골절 등을 당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에드워드 토머스(29)라는 남성 1명만 체포돼 상해 혐의로 구금됐다.

부커는 1주일 후 댈러스에서 열린 한 집회에 참석해 성 소수자로서 겪은 수모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당시 집회에서 “여러분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쯤 장례식장에 누워 있었을 것”이라며 울먹였다고 댈러스 모닝뉴스가 전했다.

부커는 집단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한 달여 후인 지난 18일 새벽 댈러스의 한 거리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총에 맞아 도로에 엎드린 상태로 숨져 있었으며, 지난달 집단폭행 사건과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전했다.

김경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