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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北핵시설 5곳 중 1~2곳만 없애길 원했다”

입력 : 2019-05-20 19:00:23 수정 : 2019-05-20 23: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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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과 북핵 관련 인터뷰 / 하노이회담 당시 상황 언급 / “北에 진짜 합의 하자고 말해” / 영변 외 나머지는 평남 강선 등 / 우라늄 농축시설 지칭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 2월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볼 때 그동안 알려진 북한의 영변과 풍계리 외에 새로운 핵시설 혹은 장소 3곳에 대한 인정과 비핵화 여부가 향후 협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핵과 관련해 “줄곧 핵실험이 있었고 줄곧 미사일이 발사됐다.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과거 상황을 설명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을 떠날 때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 1∼2곳(site)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머지 3곳은 어쩔 것이냐’고 했다. ‘그건 좋지 않다. 합의를 하려면 진짜 합의를 하자’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5곳이 미국 정부가 파악한 정확한 수치인지, 또 북한 내 어떤 시설을 가리키는지 등은 불분명한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한다.

앞서 지난 2월 북·미 정상의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이외의 북한 핵 시설 존재를 결렬 이유로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발견한 시설이 우라늄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러나 그들(북한)은 지난 2년 동안 어떤 실험도 하지 않았다”며 “차트를 보면 실험 24건, 22건, 18건, 그리고 내가 취임하고 나서 잠깐은 꽤 거친 말을 주고받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고 나서는 실험이 없었다(no test)”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북한의 공식 핵시설은 5메가와트(MWe) 원자로와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갖춘 평안북도 영변과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다. 미국은 북한이 이밖에 다른 장소에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고농축우라늄은 대규모 재처리시설이 필요한 플루토늄보다 작은 공간에서 만들 수 있어 은폐가 유리하다. 핵무기 1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 25㎏ 제조를 위해서는 600㎡(약 180평)의 지하공간만 있으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변 정도의 시설을 운영하려면 관련 연구시설과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파일럿 공장, 원심분리기를 생산하는 공장도 따로 있을 것”이라며 “영변에 있는 시설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거대한 단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평양 외곽인 평안남도 남포시 천리마구역에 위치한 강선 단지를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핵시설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는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추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강성(Kangsong) 발전소라고 보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담당국장은 지난해 7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강선 우라늄농축 시설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북한에 제3, 제4의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라며 “강성으로 일부 잘못 알려져 있지만 비슷한 이름을 찾아본 결과 강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지역에 평안북도 태천, 자강도 희천 등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조병욱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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