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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여경이라 취객 제압 못했다?… 현장 몰라 하는 얘기”

입력 : 2019-05-20 12:00:00 수정 : 2019-05-20 1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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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자도 취객 혼자 제압 어려워… 한 건장한 남경, 취객 제압 후 사망”

온라인에서 공개된 ‘대림동 경찰 폭행’ 영상으로 여경의 대처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 출신이자 범죄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20일 “무술 유단자도 취객 한 분을 혼자 제압하기 굉장히 어렵다. 이를 놓고 경찰관 자격 유무를 논할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도 위급한 상황에선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여경무용론’은 경찰 직무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유단자도 취객 혼자 제압 어려워… 한 건장한 남경, 취객 제압 후 사망”

 

표 의원은 ‘여경이 취객 한 명을 제압 못 해 도움을 요청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비전문가적인 의견이라 판단했다. 이날 표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런 비판은) 현장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하실 수 있는 말씀”이라며 “취객 한 분을 남자 경찰관도, 무술의 유단자라 하더라도 혼자서 제압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경찰로 일할) 당시에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취객 1명 제압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며 “2년 전에 포항 북부경찰서에 최준형 경장이라는 분이 있었다. 남성이다. 31살의 아주 체력적으로도 일반 성인 남성보다 훨씬 더 뛰어난 체력을 가진 분이었다. 이분이 한 4시간에서 6시간 사이 정도 취객의 난동을 진압하는 업무를 하시다가 근무 이후에 지구대로 돌아와서 휴식 중에 사망하셨다”고 전했다.

 

“술 드신 분들은 일단 신체가 일반적인,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합리적이지 않은 상태로 많이 저항들을 하시게 된다. 더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몇 년 전 경찰의 제압 과정에서 취객이 사망한 경우도 있었기에 체포 과정을 놓고 경찰관의 자격 유무를 논할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경찰도 위급 시 시민에게 도움 요청 가능”

 

여경이 취객 제압 중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경찰 자격 미달인지가 큰 논란거리였다. 표 의원은 이에 대해 “위급할 때는 (시민에게 도움 요청이) 당연히 가능하다. 교통 통제라든지 또는 피해자가 여러분 계신다든지 그럴 때는 시민분께 안전 확보를 위한 구호 요청을 할 수도 있고 또는 연락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제압 당시 여경이 혼자 수갑을 채우기 힘든 자세였던 것도 강조했다. “일단 그 상황은 여성 경찰관이 무릎으로 상대 주취자를 제압하고 있었다. 그런데 추가적인 난동이나 또는 위해를 방지하려면 수갑을 채워서 거동에 대한 제한을 해야 되는데 무릎으로 상체를 제압하고 그리고 손으로 팔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수갑 착용 자체는 어려운 동작이었던 것 같다”며 “그 상황에서 ‘시민분이 조금만 이렇게 제지만 해 주신다면 용이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여경무용론’ 세계적 추세에 역행… 경찰 직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

 

여경무용론에 대해선 세계 경찰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며 경찰 직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표 의원은 “전체적으로 경찰 업무를 경찰학에서 분석을 해 보면 경찰 업무 중에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가장 많은 나라나 지역도 30% 미만”이라며 “경찰 업무의 70% 이상은 사실은 소통이다. 피해자 민원인 말씀 듣고 피해 상황과 갈등을 조정, 중재한다”고 밝혔다. 현장 출동 시 남성-남성 2인조보다 남성-여성 2인조가 경찰과 대상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미국의 한 연구 결과도 덧붙였다.

 

‘여경 선발 시험의 체력 검사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내보였다. 표 의원은 “시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는 영국 경찰의 경우에는 경찰관 채용 시험에서 최저 체력 기준이 34kg을 밀 수 있고 35kg을 당길 수 있으면 된다. 그다음에 왕복 달리기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면 되는데 이것도 한 번에 안 되면 세 번까지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경찰 업무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은 경찰관이 된 이후에 훈련을 통해 갖추면 된다’는 것이 영국 경찰의 기본 태도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 취객에 수갑 채운 사람, 시민 아닌 ‘교통 경찰’

 

CBS 등의 취재 결과 당시 난동을 부린 취객은 시민의 도움 없이 경찰들에 의해 모두 제압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경의 지시로 시민이 취객에게 수갑을 채웠다는 일각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

 

취객에게 수갑을 채운 사람은 인근에 있던 교통경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통 경찰은 “제 명예를 걸고 말씀드리는데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경이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고 수갑을 (저에게) 줘서 제가 한쪽은 채우고 한쪽, 다른 손은 여경하고 같이 채웠다”며 “수갑을 채운다는 게 혼자서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여경이 상체를 완전히 무릎으로 제압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에서 ‘채워요?’라고 물어본 사람이 시민이 아닌 자신이라고도 했다. “제가 물어봤을 거다. 수갑을 저한테 주더라. ‘채워요?’ 그러니까 (여경이) ‘네, 채워주세요’ 그래가지고 그 여경하고 같이 수갑을 채웠다”고 말했다.

 

◆‘대림동 경찰 폭행’ 영상 논란 계속

 

이번 논란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술에 취한 중년 남성 2명이 남녀 경찰 2명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1분59초짜리 영상 속 난동은 지난 13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시 구로동 한 식당에서 일어난 것이다.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중년 남성 A씨가 남자 경찰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남성 B씨가 여경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 영상은 사건 장소인 식당주인 부부가 촬영해 조선족 커뮤니티에 올린 것이다. 이후 영상 일부를 잘라 만든 편집본이 ‘대림동 경찰 폭행’이란 제목으로 퍼졌다. 현장에 출동했던 여성 경찰이 무선으로 지원요청만 했을 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글도 함께였다. 파문이 지속되자 경찰을 통해 원본이 공개됐지만 여경이 A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시민에게 도움을 구한 것과 수갑을 누가 채웠는지를 놓고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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