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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청년 고용개선’… 대졸 실업 2년 만에 역대 최고 [최악의 청년실업]

입력 : 2019-05-19 18:44:03 수정 : 2019-06-13 15: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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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0만3000명 기록… 악화일로 / 작년 대비 2만9000만 증가… 부진 심화 / ‘그냥 쉬었음’ 34만… 4개월 연속 늘어 / 1분기 구직 단념한 청년도 21만 최다 / “정부, 한두달 지표로 개선 강변 안 돼”
지난 13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을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공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졸 이상 실업자가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대졸 이상 실업자 중에서 아예 한 번도 취업을 해보지 못한 ‘취업 무경험’ 실업자와 취업 경험이 있더라도 1년 동안 실업 상태로 보낸 대졸 이상 실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졸 이상 실업자 중 절반가량이 15∼29세 청년층임을 감안하면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청와대와 정부 주장이 공허한 셈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청년 고용 상황과 관련해 일부 지표만을 토대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 이상 실업자 수는 60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9000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 2017년 4월, 모든 월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인 60만3000명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이상 실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42만9000명에서 12월 42만2000명으로 전월 대비 7000명 감소한 이후 지난 1월 44만5000명으로 증가로 전환했다. 이후 2월 51만5000명, 3월 57만2000명, 4월 60만30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대졸 이상 실업자 중 취업 무경험 실업자도 8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보다는 6000명 감소한 수준이지만, 1999년 6월 이후 모든 월을 통틀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4월 대졸 이상 실업자 중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8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 유경험 실업자 중에도 1년 이전에 취업 경험이 있는 실업자가 16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이 줄었지만 지난해 6월 17만1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점이다.

 

올해 9개 시·도의 지방직 공무원시험 접수가 4월로 옮겨지면서 비경제활동인구에 있던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실업자로 잡히며 실업자가 늘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공무원시험 영향만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지난해 최악의 고용 상황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현재 청년 고용 상황은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아주 낮아졌다’고 강조한 2, 3월 청년 실업률은 4월 11.5%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4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고용 상황이 아주 좋아졌다’고 콕 짚어 강조한 25∼29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5.2%로 1.8%포인트 올라 2015년 1월 해당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비경제활동인구를 보더라도 청년 고용 부진이 심각하다. 지난달 청년층에서 ‘쉬었음’ 인구는 3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3000명 증가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를 기록 중이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한국노동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청년 ‘구직단념자’는 21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원하고 일할 능력이 있으면서 최근 1년 이내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청년 체감실업률이 25%로 4명 중 1명이 실업자인 상황에서 1∼2개월 지표, 소수점까지 따져가며 개선되고 있다고 강변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좋은 지표와 나쁜 지표를 함께 봐야 하는 상황인데 좋은 지표만 보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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