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에 마약 배송+수고비 300만원' 30대 여성들, 2심서 감형

경찰이 국내 판매총책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의 모습.

캄보디아 공짜 여행과 수고비 3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속옷에 필로폰을 숨겨 들어온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19일 서울고법 형사 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와 박모씨의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2년6개월과 3년6개월로 낮췄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앞서 수고비 300만원과 캄보디아 여행 경비를 대준다는 말을 듣고 현지로 출국했다. 

김씨는 검은 테이프로 쌓인 필로폰 150g을 브래지어에 넣어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2017년 7월과 10월, 11월 모두 3차례 모두 550g을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도 2017년 9월과 10월 같은 수법으로 마약을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와 박씨는 지난해 4월에는 캄보디아로 함께 가 마약 덩어리 4개를 들여왔다.

박씨가 들여온 마약은 모두 400~500g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나아가 국내에서 필로폰을 판매하는데 공모하기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재판부는 밀반입한 물건이 마약이 아닌 공업용 다이아몬드로 알고 있었다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박씨는 건네받은 물건이 고체였고, 전기 테이프로 밀봉된 상태여서 마약임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밀반입 이전에 언론에서 수차례 여성 브래지어 속에 필로폰을 숨겨오다 적발됐단 보도가 있었고 이런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할 수 있었다”며 ”또 박씨는 김씨를 통해 이런 방식으로 마약 밀반입이 이루어진다는 기사가 있다는 것을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상태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밀반입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공업용 다이아몬드 가루인지 알았다고 했지만 그 시가는 얼마 안 되는데도 한 차례 운반의 대가로 300만원의 수고비와 여행경비를 제공받았다”며 “마약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1심 형량을 다소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김씨는 2018년 4월 범행 후 마약 관련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박씨도 2018년 5월 국내에서 필로폰을 구매자에게 전달한 걸 끝으로 자의로 범행을 그만뒀다”며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수사단계에서 협조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사진=서울 서부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