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논란' 삼바 2차전도 승소…다툼의 여지 충분, 제재부터 가하면 사측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

1심에 이어 2심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승소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는 13일, 증권선물위원회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불복해 항고한 사건에서 1심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재판부는 "증권선물위원회 처분으로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는 반면, 처분의 효력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본안 청구가 명백히 이유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의 분식 회계 등 쟁점을 두고 본 소송에서 충분히 다퉈볼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제재부터 내리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1·2심 모두 승소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 효력을 정지하면 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처분의 효력 정지는 그 적법성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처분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효력 정지가 인용된다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를 적법하다고 판단해서 이를 모방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증선위가 이날 결정에 다시 불복하지 않으면 증선위 제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온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중단됩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 회계를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증선위가 판단한 분식 규모는 4조5000억원 정도입니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는데요.

이와 별도로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으며, 서울중앙지검이 현재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증선위 이번에도 법원 결정 불복할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든 회계처리를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며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도 신청했는데요.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본안 소송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제재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재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유사한 회계처리 문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며 항고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