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저고도에 복잡한 비행궤도…北 '신형 미사일' 요격 가능한가

입력 : 2019-05-12 19:08:42 수정 : 2019-05-12 20:17: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저고도에서 복잡한 비행궤도 / 고체 연료 이용 기습발사 가능 / 사드·페트리엇으로 요격 미지수 / 우리軍 ‘KAMD’ 강화 목소리
북한이 공개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

북한이 낮은 고도로 400여㎞를 날아가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 군의 대응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고도 60여㎞, 9일 쏘아올린 단거리 미사일은 고도 45∼50㎞다. 스커드를 비롯해 북한이 운용 중인 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높다. 미사일이 낮은 고도로 날아오면 이를 포착해 요격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여기에 비행 궤적을 복잡하게 설정하면 요격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 실제로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일반적인 미사일과 달리 복잡한 비행특성을 보였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 같은 특성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사거리 300∼500㎞)과 매우 유사하다. 러시아군이 2000년대 중반부터 실전배치한 이스칸데르는 정점고도에서 하강하며 급강하·수평비행·수직낙하 등을 통해 지상의 요격시도를 회피할 수 있다.

북한 단거리 미사일이 이스칸데르와 유사하다고 볼 때 단거리 미사일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할 경우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전 준비시간이 크게 단축됐으며,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사용해 한·미 연합군의 감시망을 피해 기습발사가 가능하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탐지해 무력화하는 킬 체인(전략 표적 타격) 전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 단거리 미사일이 고체연료와 TEL을 사용해 외부 노출 시간을 줄이면 이조차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 군은 지난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를 1분 전에 파악했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사전 탐지를 하지 못하면 발사 전 타격은 불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무인정찰기(UAV) 등 북한 미사일 탐지·파괴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 탐지·파괴가 어렵다면 요격체계를 제대로 확보해야 한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주요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 KAMD는 패트리엇(PAC-3·요격 고도 15~20㎞)과 국내 개발한 철매-Ⅱ(요격 고도 30㎞), 개발 중인 L-SAM(요격 고도 50~60㎞)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추가된다. 하지만 낮은 고도로 복잡한 비행경로를 유지하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KAMD가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 당국은 요격 고도와 정밀성을 높이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군은 요격 고도가 40여㎞ 이상인 패트리엇(PAC-3) MSE 요격미사일을 2021∼2023년 미국에서 도입할 방침이다. 여기에 철매-Ⅱ를 함께 운용하면 더욱 효과를 낸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조선인민군 전연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1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군 관계자는 “북한은 KN-02와 같은 고체연료 미사일을 예전부터 운용해 왔다”며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가 지난 1월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의 단거리 미사일을 ‘고체연료를 쓰는 신형 탄도미사일’로 분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군 당국은 발사 이후엔 “비행특성 등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