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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빈부 격차는 왜 심해지나

입력 : 2019-03-30 02:00:00 수정 : 2019-03-29 19: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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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지음/안규남 옮김/동녘/1만7000원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안규남 옮김/동녘/1만7000원

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 지음/이은경 옮김/생각이음/1만9000원

불평등 트라우마 - 소득 격차와 사회적 지위의 심리적 영향력과 그 이유/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 지음/이은경 옮김/생각이음/1만9000원

 

오늘날 전 세계 최고 부자 20명이 벌어들인 재산은 가장 가난한 10억명 재산 총합과 같다. 부자와 빈자 ‘20대 80’의 사회는 이미 철 지난 말이다. ‘1대 99’도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0.1대 99.9’의 사회다. 토마 피케티, 이매뉴얼 사에즈 등 전 세계 경제학자 100여명이 만든 보고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18’는 이런 수치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불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7년간 세계 상위 0.1%인 760만명의 재산은 하위 50%인 38억명에게 돌아간 몫과 같다. 말로만 들었던 ‘0.1대 99.9’ 사회가 현실화한 것이다.

잘사는 나라든 못사는 나라든, 세계의 빈부 격차는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중동이나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극단적 수준에 이르렀다. 주목할 것은, 하위 50%와 상위 1% 사이에 있는 약 40%에 해당하는 글로벌 중산층의 부의 성장률은 ‘0’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낙수효과’를 외치면서 ‘파이(경제성장)’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장론자들의 논리가 허구였다고 지적한다.

세계적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1925∼2017)은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에서 불평등이 심화하는 이유를 풀이한다. 불평등은 이 시대의 대표적 상징어가 되었다. 부자와 빈자는 만날 수 없을 정도로 멀어졌고, 그 중심추 역할을 하던 중산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평등 피해 계층은 불평등에서 이익을 얻는 승자들이 심어놓는 거짓말에 쉽게 넘어간다. 노력 부족, 자기 책임론이 그것이다. 이럴 경우 구조적 접근은 난망해진다. 저자는 “선거철만 되면 그들의 거짓말에 쉽게 속아 넘어가 한 표를 행사하곤 한다”고 꼬집는다.

‘불평등 트라우마’는 불평등이 미치는 심리적 영향력과 사회적 스트레스의 정체를 탐색한다. 불평등이 사람들 마음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불평등이 불안 수준을 어떻게 높이는지, 다양한 정신질환과 정서적 장애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꼼꼼히 들여다봤다. 이 책 저자들은 소득 순위가 정신적 고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불평등이 사회적 지위를 더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불평등이 증가하면 사이코패스 성향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그만큼 늘어난다.

그 대표적 사례로 든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저자들은 트럼프의 허풍스러운 자기도취 사례를 언급하면서 불평등 의식이 높은 미국 사회의 유권자 심리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보여준다. 다른 부유한 국가들과 비교할 때 미국은 부자와 빈자 사이에 소득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살인율과 정신질환자 비율, 10대 출산율도 제일 높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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